러시아, 북 예고 내달 3차 위성발사 참관 가능성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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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가 더 잦아지는 모습입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내달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언급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러시아 대표단이 북한이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참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아침 러시아 공군 여객기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 소속 일류신(IL)-62 여객기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이번 비행은 지난 23일 라브로프 장관이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포착돼 더 주목됩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당시 방북 이유에 대해 북러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 그가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논의하게 될 주요 의제는 푸틴 대통령의 평양 답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4일 러시아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당시 방북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러시아 크렘린궁이 밝혔기 때문입니다.

북러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에 양국의 군사협력 본격화가 포함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기본적인 합의 이후 구체적인 거래 내용 등을 확정짓기 위해서지만, 러시아의 북한을 향한 군사 기술 지원 역시 시작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고스 국장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며칠 혹은 몇주 내에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그럼 러시아 측에서 북한에 위성과 미사일 프로그램 기술을 전수해주기 전에, 북한에 직접 방문해 3차 발사를 관찰하기를 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실제로 북한은 다음 달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공언했고, 푸틴 대통령은 지난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우주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또한 김 총비서가 정상회담 장소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러시아제 최신 로켓 ‘안가라’를 직접 살피며 로켓의 구체적인 기술적 특성과 조립, 발사 과정에 대한 해설을 듣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사실상 동일한 기술인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보란 듯이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표도르 째르치즈스키(Fyodor Tertitskiy) 국민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북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한국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째르치즈스키 연구원 :북러 간 교류가 이렇게 활발해진 것은 모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이후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러의 외교가 한국을 목표로 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작년부터 우크라이나에 지뢰제거 장비, 전투식량, 방호복, 의약품 등의 비살상무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 정부의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당초 이번주로 예정됐던 러시아 외교부의 아시아·태평양 담당인 안드레이 루덴코 차관의 방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계속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