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에 포·포탄 생산용 조립식 공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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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방사포, 곡사포 및 포탄을 생산하는 조립식 공장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월 북한 전승절(7.27)을 맞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연계가 매우 밀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나진항을 통해 군사장비를 실은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러시아에 보내진 정황이 포착되는 등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무기를 지원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우리(북한)가 러시아에 방사포(다연장포), 자행곡사포 포체와 포탄을 생산하는 군수공장 10여 개를 지원했다"며 "군수공장 간부 친구에게서 들은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7월 이후 나진항을 통해 사거리가 55~65km인 방사포, 152mm자행곡사포와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 설비 전체를 러시아에 지원했다"며 "각 부분별로 나뉘어져 있는 이 군수공장 설비는 짧은 시간에 설치해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든 조립식 공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공장은 북한이 전쟁 때 지금의 군수공장이 모두 파괴당할 상황에 대비해 전 생산 공정을 다른 위치에 빠르게 설치해 생산을 재개할 목적으로 분해와 조립이 쉽도록 개발한 조립식 군수공장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이어 "컨테이너에 실린 공장 설비는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거쳐 러시아의 서부 지역으로 운반됐다"며 "나진항을 출발해 3달이면 (러시아 내에서) 포와 포탄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지원한 조립식 공장이 모두 만가동(풀가동)을 하면 매달 방사포 25대와 로켓 20여만발, 자행곡사포 25대와 포탄 100만 발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공장 설비 조립과 시공 감독을 위해 200명 정도의 (북한) 기술자들이 러시아에 파견되었다"며 "이미 여러 공장의 조립이 완성돼 생산을 시작했고 앞으로 러시아의 요청이 있으면 다른 무기 생산 공장도 지원하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나선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최근 나진항이 매우 분주한데 나진 태생인 나도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 몇 달 동안 뭔지 모를 컨테이너가 나진항에 가득 쌓였다가 배에 실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었다"며 "당국은 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러시아에 보내는 건설 자재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컨테이너 주변을 군대가 지키고 짐을 실을 때도 총을 멘 군인들이 누구도 얼씬 못하게 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에 미사일과 무기를 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러시아에 각종 무기와 탄약을 생산하는 흐름식 군수공장 설비를 보내는 것이라는 구체적인 설명도 들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사업차 러시아에 임시 거주하고 있는 한 간부 출신 탈북민(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소식통도 "북한이 러시아에 다연장포, 자행곡사포 포체와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을 지원한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1회성 포탄 지원보다는 포체와 포탄 생산공정 세트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에는 북한의 대러시아 지원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주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간부 출신 탈북민: (러시아) 자체 내에서 뭐라고 분석하고 있냐하면, 북한에서 포탄을 가져오면 최고로 얼마나 (많은 양을) 받을 수 있을까? 100만발을 가져온다고 가정하자. 100만 발을 받아도 1회성으로 끝난다. 우리에게 100만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포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발성으로 북한에서 포탄을 받기보다는 공장을 가져오는 게 낫다…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는 북한에서 들여오는 군수공장을 '신속 조립 공장'으로 표현하고 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을 러시아 당국이 이미 대부분 통제했지만 일부 소수 러시아 매체( 러시아 인터넷 TV채널 '차르그라드')에 북한 군수공장 지원을 언급한 내용이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소식통은, 러시아가 자기들은 북한에서 포탄이 아닌 생산 공장을 들여왔다는 전제 하에 북한에서 포탄을 받지 않았고,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간부 출신 탈북민:러시아는 이것(군수공장)을 북한에서 받으면서 ('군수'라는 말을 빼고) '신속 조립 공장'이라는 용어로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포탄이 아닌 공장을 들여왔으므로)유엔 대북제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완성품으로 러시아에 지원한 포탄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아는 러시아 측은 비록 공장 설비는 북한 것을 사용하더라도, 포탄을 제조할 때 품질 좋은 폭약 등 최고급 원자재를 사용해 포탄의 품질을 보장하려 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