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북부지역 한파 피해 속출...방학 연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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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들이닥친 한파로 북한 양강도와 자강도 등 북부 고산지대 지역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겨울방학이 끝난 학교들도 잇달아 방학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이닥친 강추위로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양강도와 자강도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농업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음력설을 앞둔 지난달 27일부터 갑자기 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불더니 오늘 새벽(4일)엔 바깥 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내려갔다”며 “바깥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면 야외에서 작업이 매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추위로 양강도와 자강도를 비롯해 북부 고산지대 지역에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중에서 특히 양강도 농업부문의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바깥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간 음력 설날부터 혜산남새온실농장과 삼지연남새온실농장, 포태남새온실농장은 비상사태에 돌입했다”며 “양강도의 각 시, 군에 있는 남새온실과 버섯온실 직원들은 동파피해를 막기 위해 온실 지붕에 나래(볏짚을 담요처럼 엮은 것) 덮기 작업과 보일러 땔감 모으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음력설 아침 양강도의 각 농장들은 도 농촌경리위원회와 시, 군 농장경영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종자보관 관리 실태를 일제히 점검하고 보강대책을 세웠다”며 “농민들을 동원해 감자종자보관 창고들에 추가로 강냉이 짚과 밀짚을 덮는 작업을 실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삼지연시 포태종합농장과 백암군 10월 15일 종합농장을 비롯해 일부 농장들에서 감자종자가 냉해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며 “양강도는 겨울철 기온이 낮아 주요 농작물인 감자의 종자보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 버섯온실과 남새온실, 혜산 젖소목장의 경우 이번 추위로 양수장이 얼어붙어 직원들이 등짐으로 물을 길러 나르고 있다”며 “농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몇 대 안되는 뜨락또르(트랙터)들도 디젤유가 얼어붙어 거름생산에 동원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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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교육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6일 “이번 강추위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교육부문과 보건부문”이라며 “겨울방학을 마친 시, 군의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들은 이번 추위로 잇달아 방학을 연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의 경우 현재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는 초급(중등)중학교, 고급(고등)중학교는 수재(영재)학교인 혜산제1고급중학교와 간부집 자식들이 많은 성후 초급중학교, 성후 고급중학교가 전부”이라며 “그 외의 학교들은 2월 10일까지 방학을 연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강도의 다른 시, 군의 초급중학교들과 고급중학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일단 방학을 10일까지 연장했지만 추위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추가로 15일까지 방학을 연장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초등학교(소학교)는 2월 18일부터, 초급(중등)과 고급(고등)중학교는 2월 1일부터 개교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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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학교의 개학날 모습. /연합뉴스

교육부문과 의료부문도 혼란을 겪어

이어 소식통은 “겨울철을 맞으며 양강도의 시, 군 종합병원들은 난방문제로 소아과와 내과, 외과만 축소 운영했는데 이번 추위로 응급실만 긴급 운영하고 있다”며 “도 의대병원 한곳만 정상 운영할 뿐 혜산시의 동 진료소들과 농촌진료소들은 아예 운영을 중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풍동에 있는 상수도 펌프장의 양수기 2대가 고장나 혜산시 위연지구는 수돗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성후동에 있는 펌프장도 설비가 낡아 양수기를 최대로 가동시켜도 아파트 살림집들에 수돗물이 나올 만큼 수압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탑성동에 있는 양수장 역시 지난해 여름부터 고장인데 아직까지 수리를 못해 연봉지구는 겨울 내내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도가 정상 공급되는 가정은 혜산시의 30%정도에 불과해 이번 추위로 주민들의 물고생도 더욱 커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