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원회의서 군사 메시지 줄어…경제 안 좋다는 증거”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5.01.02
“북 전원회의서 군사 메시지 줄어…경제 안 좋다는 증거”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원장이 2일 ‘2025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RFA PHOTO

앵커: 최근 보도된 북한의 연말 전원회의 결과에서 군사 분야 메시지가 크게 줄고 경제 관련 메시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 데에는 북한의 악화된 경제 상황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2일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2025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토론회.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북한이 연말 당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공개한 분량이 상당히 짧았고, 공개된 내용 중에서는 경제 분야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며이는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올해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021년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발전 5개년계획,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만큼 이번 전원회의에서 모두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국방 분야 메시지만 최소화된 데에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원장의 말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 국방 발전 쪽은 나머지 부분에 핵심적인 것들이 남아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논의가 됐을텐데 발표하지 않았고요. 한두 가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단 경제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미연 KDB 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경제 분야 성장 실적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부진한 성장을 거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다룬 ‘지방발전 20X10 정책확대 추진은 이미 기존의 목표 달성도 어려운 만큼,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연말 전원회의 발표에서 군사 분야 메시지가 빠진 데에는 북한 내구성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이날 또다른 발제자인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매년 강조해왔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내용이 빠진 데에는 북한 체제의 내구력이 악화된 가능성, 북한 주민들 수용의 폭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분야 공개활동이 65회로 집권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군사 분야의 메시지만으로는 체제의 내구성을 유지하기가 한계에 다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핵 훈련연습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강조가 됐는데 이번에 싹 빠졌다는 것이죠. 북한 체제 내부 사정이 좋지 않거나 아니면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이 식상해져서 수용의 폭이 굉장히 좁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저는 마지막 부분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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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에서 열린 ‘2025년 북한 신년 메시지 분석과 정세 전망’ 토론회의 모습. /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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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종결이 북한에게 미칠 영향과 관련해 상반되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역할이 러시아에게 더 중요해질 경우 북러 군사협력의 장기 공고화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또 오는 20일 출범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압력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합의하게 된다면 북러관계가 이완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지금 상황이라면 장차 한반도에서 한미동맹과 북러동맹이 맞서는 구도가 등장할 가능성, 이것도 우리가 대비를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반면 이호령 책임연구위원은 러시아 파병은 김정은 체제에게 가시적 성과보다는 체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는 상황이야말로 북한의 부담과 초조함이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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