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러시아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한국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 책임을 돌리려 했다는 주장에 대한 것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8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한국이 북한을 도발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한 뒤 북한을 비난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계획을 정기적으로 실행했다”고 주장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 측이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한반도 갈등을 유발하려고 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한 질문에 한반도의 현 상태를 깨뜨리려 하지 말고 북한·러시아와 선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한국을 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17일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북한의 개인 및 법인에 대해 독자제재를 부과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한국 국민에게 ‘위협이 북한과 러시아에서 온다’는 가짜 정보를 심으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19일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국 정부의 대변인이 국내 정치 상황을 빌미로 한국의 일관된 정책을 폄훼하고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반도와 지역의 상황을 악화시켜온 것이 누구인지는 자명하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정당하지 못한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 전가를 중단하고,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외교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재웅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 이재웅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미국과 적극적인 협조 하에 북핵 대응과 관련해서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서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전날 열린 외신 기자설명회에서 “향후 북한과 핵 문제를 포함한 협상 가능성이 생긴다면 그 모든 기회에 열려 있다”며 이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 “ 계엄군 증언 속출… 북, 한국군 기밀 분석 우려” Opens in new window ]
[ 한국 외교장관 “ 미북 북핵협상 가능성에 선제 대비” Opens in new window ]
이런 가운데 한덕수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양국 및 한미일 간 안보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한국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아침 9시부터 20분 정도 이뤄진 통화에서 “앞으로의 모든 국정이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앞으로도 한일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계속 협력해 나가는 한편, 북핵 위협과 북러 협력 심화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 권한대행이 이시바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국 국내 정세를 설명하고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한일 관계 발전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