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추석 연휴에도 쓰레기 풍선을 띄우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쓰레기 풍선이 떨어지며 서울의 한 건물 옥상에서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탈북민들은 명절에도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밤 9시, 서울 강서구의 4층 짜리 건물 옥상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북한이 띄운 쓰레기 풍선이었습니다.
불은 18분 만에 꺼졌고, 옥상 일부에 그을음이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풍선에 달린 기폭장치가 터지면서 안에 있던 쓰레기에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이틀 연속 쓰레기 풍선을 날려보냈습니다.
14일 밤 10시 반 경 쓰레기 풍선을 날린 후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15일 오후 5시 반 경 추석 연휴 중 두 번째 도발을 감행한 겁니다.
지난 5월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내기 시작해, 벌써 20번째입니다.
이에 대해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은 한국의 명절을 방해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느낄 것이며 오히려 추석 연휴 동안 더 큰 관심을 얻어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쓰레기 풍선은 김정은이 한동안 받지 못했던 주목을 크게 받게 해주고 있습니다. 미사일 실험도 있지만, 쓰레기 풍선은 한국과 국제 언론에게 더 큰 관심을 받아 김정은이 의도한 바를 정확히 이뤄냈습니다. 특히 추석에 쓰레기 풍선을 띄우는 것은 언론의 추가적인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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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북한 당국의 이런 행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2011년 탈북한 한송미 씨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도 추석은 큰 명절인데 ‘오물 풍선을 주의하라’는 한국 정부의 문자를 받고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한송미 씨] 북한도 엄청 크게 쇠거든요, 그래서 며칠 전부터 설레하는 날이에요. 밤새 가족들과 떡 만들고, 곡식이 없으면 나물이라도 정성껏 무치고. 근데 어떻게 추석까지 이렇게 오물 풍선을 보내는지, 유치하고 지저분한 장난이라고 (탈북민인) 친구과 이야기를 했었어요.
양강도 혜산시에서 지난 2012년 탈북한 송광민 씨도 RFA에 “탈북민으로서 마음이 불편하다”는 심정을 밝혔습니다.
[황광민 씨] 저희(한국) 쪽에 피해가 있었잖아요. 차량이나 건물, 인명 피해 이런 부분 들에 대해서 걱정도 많이 됐고, 또 제가 그쪽에서 오다보니까 마음이 불편했죠. 추석에 즐겁게 보내야 하는데…. 저는 굉장히 불쾌하고 불편합니다.
한편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쓰레기 풍선에 이어 다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현지지도에 나선 것을 지적하면서, 추가적인 도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