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킷 판다 “원로리, 핵탄두제조 관련시설일 가능성”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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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한 근로자들이 지난 2008년 영변 원자로에서 장비를 조작하는 모습.
사진은 북한 근로자들이 지난 2008년 영변 원자로에서 장비를 조작하는 모습.
ASSOCIATED PRESS

앵커: 최근 평양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에서 핵탄두 개발 의심시설이 가동되고 있다는 미국 정책연구소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관련 첩보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이 맞다면 원로리 시설이 핵탄두제조 관련 시설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견해를 양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안킷 판다 선임연구원.
미국 과학자연맹(FAS)안킷 판다 선임연구원. /Courtesy of Ankit Panda

기자: 미국 CNN 방송이 지난8일 원로리에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핵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미국 서부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 등의 분석을 보도했는데요. 루이스 소장 등은 지난 수 년간 인공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이 시설의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지만 핵시설이라는 몇 가지 징후들(signatures)을 포착했다며, 일부 미국 첩보기관은 북한 원로리에 핵탄두 제조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판다 연구원님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이 연구소가 원로리 핵탄두제조 의심시설(Wollo-ri Suspected Nuclear Warhead Manufacturing Facility)이라고 칭한 이 시설의 용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판다 연구원: 제가 입수해 루이스 소장과 공유했던 미국 정보당국의 첩보가 맞다면, 이 곳이 핵탄두 제조 시설일 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북한의 영변과 강성에서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이 생산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핵물질을 어디로 가지고 가서 핵탄두를 만드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 내부에 들어가 보지 않고 위성사진으로 분석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으로 알려진 강성에서 불과 6킬로미터 떨어진 원로리 시설에서 핵탄두 제조 관련 활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핵탄두 저장 시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일부 중∙단거리 미사일 기지가 남쪽 비무장지대 가까이에 있기는 하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의 경우 북부 자강도나 량강도에 있는데, 탄두를 그렇게 멀리 저장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논리입니다.

기자: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의 경우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반으로 한 핵탄두 제조시설이라면 배기 굴뚝이 분명하게 보여야 하는데 없다며, 핵탄두제조 의심시설 가능성을 낮다고 분석했는데요.

판다 연구원: 위성사진에 의존하는 분석에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정보당국이 첩보 등 다른 증거를 기반으로 원로리 핵탄두 제조시설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또한 루이스 소장이 제시한 이 의심지역이 강성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핵탄두 중심 폭발시 압축되는 부분인) 핵물질피트(fissile material pits)를 제조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봅니다. 비교적 작은 시설이기 때문에 탄도 미사일이나 발사대 제조 시설의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강성 우라늄 농축시설의 경우 거대한 중심 건물이 있는데, 수 천 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이곳에 설치돼 있을 것이라는 분명한 징후(strong signatures)가 될 수 있지요. 그러나, 원로리는 현장에 가 봐야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봅니다. 명백한 용도를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기자: 그렇다면, 원로리 핵탄두 제조 의심시설 발표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나요?

판다 연구원: 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신년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모든 시험을 완료했고, 이제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대량생산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원로리가 탄두 생산시설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협상가들이 제네바 합의를 했던 1994년과는 다른 시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처럼 영변 핵단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하고 조직적으로(well diversified and institutionalized)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북 정책수립에 이 같은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원로리에 관해 언급한 저서 ‘김정은과 폭탄’ (Kim Jong Un and the Bomb: Survival and Deterrence With North Korea)을 곧 발간하시는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판다 연구원: 세계가 오랫동안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공존해야 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핵비확산을 위한 외교적 관여, 국제 안보와 억지, 한미동맹, 미일동맹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하고, 북한의 위협을 관리할 준비가 잘 안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이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원로리 핵 관련 의심시설에 대한 미국 과학자연맹(FAS)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양희정 기자가 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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