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기술 성과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핵무기 개발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안보적 관점에서도 중요한데요. 북한도 이 기술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장음]
미국 에너지부가 13일 핵융합 점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같은 핵융합은 무한하고 청정한 에너지로, 영화 아이언맨의 에너지원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핵융합 연구시설인 ‘국립점화시설(NIF)’ 연구팀은 5일 실험에서,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한 레이저를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들어있는 작은 금속캡슐에 쏘면, 캡슐 내부가 초고압, 초고온 상태가 돼 핵융합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을 ICF, ‘관성 가둠 핵융합(ICF, Inertia Confinement Fusion)’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물리학회 차기 회장인 김영기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겸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강력한 레이저를 쏴 뜨거운 태양과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영기 교수 : 태양 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요. 수소핵들이 뭉쳐서 헬륨핵이 만들어지고 중성자가 나오는데, 이 때 나오는 에너지가 큰 거예요. 이것이 핵융합이고... 원자력은 우라늄처럼 질량이 큰 핵이 다른 두개 핵으로 붕괴되고, 질량이 줄어든 만큼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레이저를 쏴 태양과 같은 환경을 만드는 ‘관성 가둠 핵융합(ICF, Inertia Confinement Fusion)’ 시설은 군사적 목적, 핵무기 개발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이 시설이 있으면 실제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핵무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김혁 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ICF 실험은 ‘수소폭탄에서 융합이 일어나는 환경과 비슷한 조건’에서 이뤄진다”며 “이번 핵융합 성과를 발표한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에서는 핵실험 없이 핵무기를 발전시키는 것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ICF 실험으로 축적된 자료가 있으면, 핵 실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 핵 실험 없이도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며 “ICF 실험을 통해 핵무기 원리에 대해 더욱 고도화된 이해를 하게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도 ICF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5년 전 북한의 논문인 ‘간접구동 관성가두기핵융합표적의 수값모의를 위한 수학적모형화에 대한 연구, 2017’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발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ICF는 수조원이 드는 시설이 필요하고, 고출력 레이저와 시뮬레이션을 위한 슈퍼컴퓨터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대북제재 상황에서 북한은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해외에서 도입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