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최근 소형화된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북한 매체의 보도에 주목하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가시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를 했다며 소형화된 전술핵탄두의 실물을 담은 사진 등을 공개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9일 ‘북한의 전술핵탄두 공개와 제7차 핵실험 전망’ 분석자료에서 어제 북한 매체의 보도에 주목하며 “북한이 빠르면 수일 내, 늦어도 9월 9일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일 전에 이번에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갖고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2016년 5차 핵실험, 2017년 6차 핵실험 전 김정은 총비서의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라는 형식으로 핵실험에 사용할 핵탄두를 미리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과거 5, 6차 핵실험 때 핵탄두 모형을 공개한 이후 핵실험을 단행하는 순서를 거쳤습니다.
5차 핵실험은 2016년 3월 9일 김정은 총비서의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보도 이후 6개월이 지나 실시됐고 6차 핵실험은 2017년 9월 3일 흡사한 보도가 이뤄진 당일 단행됐습니다.
정 실장은 또 “김정은 총비서의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와 관련한 보도 내용은 지난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하기 전 보도와 거의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시였다’는 문구가 공통적으로 기사 제목에 들어가 있고 김정은 총비서가 기술적 제원, 특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했다는 내용 등이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정 실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핵실험에 사용할 핵탄두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핵탄두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핵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북한이 5차 핵실험 때부터 핵실험에 사용할 핵탄두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그만큼 핵탄두 개발에 대한 그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핵능력을 미리 과시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핵실험 전에 그들이 실험할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과거 핵무기를 공개한 이후 핵실험을 단행한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며 “조만간 7차 핵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7차 핵실험이 내일 이뤄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과거에도 북한이 축구공 모양의 구형 원자폭탄을 공개하고나서 핵실험을 했고 수소폭탄을 공개한 바로 그날 핵실험을 했잖아요. 핵실험 단추가 내일 눌러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죠.
한편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핵탄두가 모형인지, 실제 사용 가능한 소형화된 전술핵탄두인지 여부에 대해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배포한 논평을 통해 “실제 핵탄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김정은 총비서가 거짓으로 핵탄두를 만들고 직접 작명까지 해 공개한다면 굉장히 우스운 꼴”이며 “김정은 총비서가 가짜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도 북한 현실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관련 정보가 상당히 제한이 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이전보다 기만행위를 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며 “과장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 군은 북한의 소형화된 전술핵탄두 개발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28일):핵능력에 대해서 전력화가 완료됐다고 보려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을 성공해야 그 무기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겠죠. 아직 그러한 것들이 확인된 게 없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