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북 풍계리 핵실험 준비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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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12일 한국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가능한 장소로 지목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는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11월 발표한 성명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근처에서 (핵실험 준비 관련) 활동 징후를 계속 보고 있다”고 했지만,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위성 사진 분석을 토대로 같은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 :우리는 북한이 다음 핵실험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다 마쳤다는 징후들을 봤습니다. 과거 핵실험 전 보았던 건설작업, 즉 갱도 굴착, 배선 작업 등의 활동들을 이어오다 현재 중단한 것은 이미 7차 핵실험을 위한 활동을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는 12일 찍힌 위성 사진을 포함해 최근 현장 사진에는 갱도가 눈으로 덮혀있고, 경사 진 북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햇빛에 의해 그림자가 짙어 3번 갱도 상황을 자세히 보기 어렵지만 새로운 활동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까지 볼 수 있었던 갱도 근처 건설 활동이 중단됐지만 현장에 몇 차량이 주차돼있는 것을 봤을 때 사람들이 여전히 현장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것은 내부 작업이 완료돼 활동이 마무리 됐고,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2일 RFA와의 통화에서 위성 사진으로 관찰된 새 활동이 없기 때문에 핵실험 준비가 완료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지난 2018년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기 전, 장비 통제를 위해 건설됐던 건물들이 현재까지도 복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그는 관련 건물들을 복구하지 않아도 핵실험이 가능하게 된 것인지, 또는 아직까지 핵실험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건지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하이노넨 연구원은 3번 갱도가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판단은 위성 사진을 포함해 북한 상황을 관찰하는 회원국가들, 여러 정보국 등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들에 대한 평가였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 핵실험을 할지는 시간 문제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실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이미 올해 수많은 미사일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그들에게 (군사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총비서는 (7차 핵실험이) 외교적으로 북한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것인지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주요 시설 위성 사진을 분석해온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12일 RFA에 풍계리 핵실험장에 있는 총 4개의 갱도 중 1번과 2번 갱도는 더이상 사용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4번 갱도는 산사태로 현재 상황이 좋지 않고, 복구 활동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3번 갱도 사용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IAEA 공보담당관은 3번 갱도 준비를 마쳤다는 징후를 발견한 시점 등에 대한 RFA의 서면질의에 “그로시 사무총장의 인터뷰 발언 외에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14일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과 만나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