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셀카’ 북 선수, 공개석상 등장…처벌 모면?
2024.09.13
앵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사진을 찍었단 이유로 처벌 가능성이 제기된 북한 탁구선수 리정식이 9.9절 경축행사 국기게양 대표로 보란 듯 나타났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정식] 정말 기쁩니다. 올림픽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니 정말 좋습니다.
북한 대표 선수로 김금용과 함께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리정식.
지난 8일 밤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 즉 9.9절 경축행사에 나타났습니다.
행사 국기 게양식에서 올림픽에서 입었던 국가대표 체육복과 모자를 쓰고 다른 5명과 함께 인공기를 들고 인민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딴 중국팀, 동메달을 딴 한국팀과 한국의 삼성 지능형 손전화기로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사진을 찍은 이후, 이들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에서 한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특별지시가 있었는데, 사진을 함께 찍으면서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지난달 27일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이들이 최소 2~3년 정도 혁명화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 의원] 혁명화는 노동단련 같은 것입니다. 교화소를 가는 건 아니고, 농장이나 이런 데 가서 2~3년 정도 노동단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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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 갑] 북한 올림픽선수단의 사상교육, 얼마나 효과 있을까?
그러나 북한 당국이 정상국가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이들을 오히려 우대하면서 이를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충권 의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최근 외부세계 특히 한국 여론을 많이 신경 쓰고 있다”라며 “외부에서 심각하게 다뤄지면 북한정권은 이걸 의식해서 바로 반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의 북한 홍수피해 사실 보도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전처럼 운동 선수들을 함부로 처벌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1966년 런던올림픽에 참석했던 북한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어울렸단 이유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는 오래전 이야기라는 겁니다.
통일전선부에서 대남심리전을 담당했던 탈북민 장진성 작가는 13일 RFA와 통화에서 성적을 낸 운동선수들이 체제선전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진성] 김정은 정권 차원에서 정권을 홍보할 인물들이 필요하거든요. 국제사회에 나서서 체제를 대표하는 사람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게 단절돼 있어요. 그 방법이 (현재로선) 스포츠 게임밖에 없는데, 그런 사람들을 셀카 한번 찍었다고 해서 처벌할 수는 없을 거예요.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