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 대회서 WTO 가입의사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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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8차 당 대회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 가입 의사를 밝힌다면 북한이 처한 경제난을 돌파할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경제전문가가 제언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달 초로 예정된 8차 당 대회에서 북한의 대미 메시지는 매우 간결한 조건부 관여를 시사하는 데 그칠 것으로 4일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경제계획과 당 지배체제 변화 등 국내 문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체계 위기, 국경폐쇄 등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으로 8차 당 대회는 경제 회복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외부 압박을 줄이기 위한 메시지를 보내려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내부 금융체제 개혁과 국제기구 가입을 통해 경제난을 타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에 가입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대미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A very good message, actually, would be indicating some interest in joining international organizations, for example, IMF, World Bank, most importantly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북한경제전문가인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국제기구 가입 등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의사를 밝히는 것은 최근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원칙적 대북 정책을 시사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여를 고려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무역이나 외부 지원 없이 버티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내부 경제제도 개혁을 필요로하고 절차도 까다로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북한 당국이 이미 북한 사회에 유입된 시장 경제제도를 통제하는 대신 일부 법제화해 양성화 시키고, 암거래 환율과 공식환율의 차이를 줄이려는 점진적 노력을 하는 등 내부 경제 개혁을 통해 이를 실현해야만 북한의 고질적 경제난을 타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당 대회에서 미국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먼저 미국에 관여의 손을 내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지난해 북한이 자국 해외 공관에 미국에 대한 도발적 언행을 삼가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 등으로 미뤄 관여의 신호를 보내 바이든 행정부의 반응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려 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스웨덴(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의 이상수 소장도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측이 당 대회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대미 대화의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내부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지나친 도발로 인해 야기될 외부적인 압력을 견뎌낼 내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 등 무력 도발보다는 핵무력 증강 등을 과시하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지 않으면 핵무력 강화는 계속된다는 주장으로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