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 노동자에 김부자 ‘쌍상배지’ 첫 지급
2024.10.07
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달 처음으로 중국 파견 북한 노동자들에게 김부자(김일성, 김정일) 초상휘장을 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정치행사에 참가할 때 노동자들도 반드시 김일성과 김정일의 얼굴이 있는 배지를 달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하나의 배지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얼굴을 새겨 넣은 초상배지는 당상, 혹은 쌍상으로 불립니다. 당 깃발 안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이 같이 있어서 당상으로, 하나의 배지에 두 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고 하여 쌍상으로도 불리는데 북한 당국이 최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에게 이 쌍상을 배부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요녕성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5일 “북한당국이 최근 해외 노동자들에게 초상휘장을 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면서 “이는 해외 노동자들도 행사 때 반드시 쌍상을 착용하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에게 한 번도 쌍상을 배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은 웬일인지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에게 간부들에게만 지급하던 김부자의 초상휘장을 새로 배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9월 6일 단동에 파견된 북조선 회사들에서 일제히 노동자들에게 김부자 초상휘장을 수여했다”면서 “새 초상휘장이 단동주재 북한영사부를 통해 각 회사에 전달되고 조직적으로 수여식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 파견될 당시 착용한 초상휘장은 대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얼굴이 각각 새겨진 초상휘장”이라면서 “그런데 노동자들에게 이미 초상휘장이 있음에도 당에서 새로 김부자 쌍상을 특별 제작해 배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원래 당상(쌍상)은 소수의 노동당 간부에게만 배부하던 김부자 초상휘장”이라면서 “그런데 당에서 간부들에게만 배부하던 당상(쌍상)을 해외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면서 충성의 외화벌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9월 9일 공화국 창건일을 기념하며 수여된 초상휘장은 행사를 끝으로 다시 회사에 반납한 것으로 안다”면서 “해당 당비서가 노동자들에게 수여했던 쌍상을 다시 거두어 회사에 단체로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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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최근 처음으로 해외에 파견한 북한 노동자들에게 김부자의 초상휘장이 배부됐다”면서 “이 수여식을 통해 당에 대한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9월 9일을 즈음해 북한당국이 중국에 파견한 노동자들에게 개별적으로 김부자의 초상휘장을 지급했다”면서 “선대 김일성, 김정일의 우상화 징표인 태양절과 광명성절 명칭마저 삭제하던 당국이 돌연 김부자 우상화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일성과 김정일의 얼굴이 새겨진 당상(쌍상)을 해외 노동자들에게 배부했다는 소식에 중국 사람들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사람의 얼굴을 가슴에 달고 다니냐’며 비웃는다”면서 “이는 북조선의 김씨 우상화 실태를 비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게다가 북한 노동자들은 배부한 김부자의 초상휘장이 외상이던 쌍상이던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당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행사 때만 잠깐 달았다가 회수하는 초상휘장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쌍상을 처음으로 해외 노동자에게 수여하면서 외화벌이 최전선에 나선 전사들에 대한 당의 특별 신임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집으로 돌아갈 날을 학수고대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그 선전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