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평양 시내 김일성 광장에서 환영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13일 평양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보면 대주석단과 그 앞쪽, 그리고 광장 양쪽에 사각형 벽이 설치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대주석단 앞쪽에는 길이가 각각 34미터와 22미터인 벽이 세워졌는데, 오케스트라 공연을 위한 임시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대주석단과 광장 양쪽으로는 환영 행사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자재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전승절 열병식 전에도 같은 장소에 오케스트라용 임시 구조물과 주민들이 행사를 관람하는 공간이 설치된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앞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러한 구조물이 지난 9일부터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고해상 위성사진을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이 확인된 것입니다.
미국의 민간위성 전문가인 제이콥 보글(Jacob Bogle)은 13일 RFA에 “광장 양쪽의 두 구역은 깃발과 현수막, 그리고 기타 장식 및 건설 자재를 보관하는 곳으로 보인다”며 “광장 내에 벽으로 둘러싸인 물체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열병식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오케스트라용 텐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또 다른 구조물은 연단 옆에 있으며, 중요한 손님을 수용하고 퍼레이드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함께 식사하는 장소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그는 이번 구조물들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를 위해 설치된 것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없기 때문에 평양 중심부에서 일종의 '국가 환영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푸틴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했다는 정황은 여러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12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평양 순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있던 비행기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푸틴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도 이르면 6월 중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베트남(윁남)을 찾을 수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24년 만에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을 위한 대규모 환영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확한 방북 날짜는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13일 러시아가 북한과 더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가 있으며, 양국 관계 심화가 누구에게도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우리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우호적인 국가”라며, “양국은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러 관계 발전의 잠재력을 매우 깊고, 우리는 이웃(북한)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가 있다”며“이는 누구에게도 우려가 아니며, 누구에게도 간섭받아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 일정과 의지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북러관계의 발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회의 가능성에 대해선 입장을 언급하기 불편하다고 밝혔습니다.
린 대변인은 그러나 “러시아가 관련 국가들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사실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로 수교 75주년을 맞는 중국과 북한 역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중회의가 계획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