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3~4주 내 다시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

앵커 :북한의 이번 첫 군정찰위성 발사 실패는 지상에서 충분한 연소시험 을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실패의 근원적인 원인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최소의 고장 원인 조사를 통해 큰 문제를 확인하고 수정 후 바로 다시 발사할 수 있다며 수주 내 2차 발사도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천소람 기자가 장영근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 센터장과 함께 북한 신형위성발사체 ‘천리마-1형’의 실패 원인을 짚어보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북한은31일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 정찰위성'만리경1호'를 신형위성발사체'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국가우주개발국 발표 보도에서 2단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는데요. 우선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영근] 북한이 스스로 정확하게 발표했습니다. 1단 추진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했습니다. 1단 분리를 했고, 2단을 점화시켜야 연소가 되고 그래야 추력을 얻는데, 시동이 불안정한 겁니다. 그 말은 점화를 못 했다는 말인데요. 북한이 낙하 예상 지점을 보냈었잖아요. 비행 궤적상으로 보면 2단이 점화되면 바로 키턴, 즉 방향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근데, 그걸 못 한 거죠. 점화를 못 하니 1단과 나머지 동체 2, 3단 위성 등이 동시에 1단 추진체 낙하 예상점 인근에 추락한 거죠.

  • 조선중앙통신은"여러 가지 부분 시험을 거쳐 가급적 빠른 기간 내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빠른 기간 내 실패 원인을 보완하고 재발사가 가능한 부분일까요?

[장영근] "빠른 기간 내"라는 게 정상적으로 보통 서구에서 하듯이 하면 쉽지 않습니다. 북한이 스스로 얘기한 게 신형 발동기에 '믿음성', 즉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불안정성'을 언급했습니다. 불안정성이라는 건 연소가 불안정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연료가 불안하다는 말인데요.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높여야 합니다. 신뢰성을 높이려면, 일단 지상에서 많은 연소 시험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시간이 상당히 걸리겠죠. 최소한 몇 달은 걸릴 것 같은데요. 하지만 북한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3~4주 (시험)해 보고, 발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말씀하신 부분, '신뢰성'과'불안정성'은 보통 빠른 시간 내에 보완하기는 어려운 부분들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장영근] 보통, 서구에서 위성 발사체를 개발할 때, 급히 발사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처음 발사하면서 신형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서방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발사체에다 새로 개발한 발사체를 쏘는데, 정상적인 인공위성을 놓고 쏘질 않습니다. 그 인공위성이 비싸기 때문이죠. 북한 입장에서는 그 위성조차도 큰 비용을 안 들이고 내부적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인건비가 따로 없잖아요. 그러니까 시험 탑재체로 생각할 수 있는 거죠. 우리나 서방에서 말하는 우주 개발, 발사체 개발, 인공위성 개발의 개념과는 상당히 차원이 다릅니다. 정상적으로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북한은 얼마든지, 3~4주 이내에 다시 발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북한이 실패 위험이 있는데도,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서둘러서 이 시기에 발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영근] 과거에도 발사할 때 발사 정보를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예정된 날짜보다 빨리하거나 지연하곤 했습니다. 이번에 발사할 때 보면 발사장에서 발사 준비를 하는 행위를 거의 들키지 않으려고 준비했습니다. 심지어는 조립식 건물을 만들어서 그 밑에서 조립해서, 철도에 실어서 발사 타워까지 옮겼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발사를 언제할지 모릅니다. 사실 이렇게 문제가 있다는 걸 발표할 정도로 정직하게 할 정도면, 저 같으면 대놓고 발사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평화적 목적으로 위성 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죠. 인공위성 발사는 평화적 용도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인공위성 발사한다고, '왜 미사일 개발하냐'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 대포동1호, 2호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며 그것을 위성 발사체라고 해서 발사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이 ICBM, 탄도미사일 개발을 해서 발사할 방법이 없으니 위성발사체라고 속이면서 쏜다고 생각을 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안이 나왔습니다. 안보리 결의는 모든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도 탄도 미사일 개발로 간주해 제재를 가한다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됐던 거죠.

  • 그렇군요. 정찰위성을 발사한 목적과, 이로 인해 북한 당국이 얻는 게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장영근] 미사일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타격용 무기잖아요. 타격용 무기를 잘 사용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군사 정찰 위성이죠. 위성이 없으면 예를 들어 괌의 미군 기지, 일본 오키나와에 주일 미군기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하게 모르잖아요. 위성이 있어야 살펴볼 수 있는 거죠. 그런 것들을 타격할 자산을 이제 만들어 놨으니 눈이 필요한 겁니다. 이미 탄도미사일 추진체는 북한이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각종 타격 자산을 고성능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해 왔습니다. 결국 이런 타격 자산을 성능 있게 사용하려면, 결국 ‘눈’이 필요한 겁니다. 내가 타격할 위치에 대한 지리적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주일 미군 기지에 있는 무기체계, 시설, 장비를 타격하겠다 하면 어느 지역에 뭐가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눈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군사 정찰 위성을 계속해서 쏘려고 한다는 거죠.

  •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천소람 기자가 장영근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 센터장과 함께 북한 신형위성발사체'천리마-1형'의 실패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