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발사 또 실패?”...일부 북 주민들 당국 원망
2023.08.25
앵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최근 발사한 제2차 군사정찰위성 실패 소식이 주민들 속으로 퍼져나가 당국에 대한 이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24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로켓 ‘천리마-1형’을 발사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지난 5월 31일 1차 발사한 정찰위성발사 실패에 이어 두 번째인데, 이에 대한 소식이 파다하게 퍼지며 북한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어제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신형 위성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국이 주민들이 매일 보는 텔레비죤으로 이번에 발사한 위성 발사가 실패한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으나 발사장이 위치한 동창리 소재 철산군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난 5월 말에도 1차 발사한 정찰위성이 서해로 추락하더니 석 달도 안되어 또 다시 달러를 탕진해 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렸으나 추락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제 정신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해바다에서 물고기나 꽃게 등을 잡아 팔며 살아야 하는 철산군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서해 일대에서 미사일과 위성을 자주 쏘아대면 그만큼 삶의 터전을 잃게 됩니다.
“주민들은 지금도 산에서 풀을 뜯어 올감자와 섞어 끼니를 이으며 살고 있는데 당국은 위성발사 놀음을 밥 먹듯 한다며 그 돈으로 식량을 풀어달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철산군과 인접한 염주군 사람들 속에서는 어제 새벽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정찰위성이 발사됐으나 실패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지난 5월 말에도 신형 정찰위성을 발사했으나 실패해 숱한 달러를 바다에 처넣더니 이번에도 또 달러를 탕진해 위성을 만들어 발사하고 식량을 사들여야 할 국가재원을 날려버렸다”며 “생각하면 분통이 치민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미사일이나 위성을 만들 돈이 그렇게 많으면 식량이라도 수입해 굶고 있는 주민들에 공급해야 하는 것이 최고지도자가 아니냐는 말을 대놓고 하면서 민생을 외면하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위성발사 2시간 30분 후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24일 새벽 3시 50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로켓 '천리마-1형'를 발사했으나 3단 로켓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의 오류가 발생해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하면서 국가우주개발국이 오는 10월 다시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는 아직(25일 오후 현재) 관련 소식이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이 조선중앙통신을 보는 것이 제한되어 있으며, 간부들의 경우는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과 기사를 동시에 내보내는데 북한에서는 간부들에게만 허용된 국내 인트라넷으로 조선중앙통신 웹 기사가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 31일 제1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소식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속하게 알렸지만,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대내 매체로는 보도하지 않고 있다가 당중앙위원회 제8기 8차 전원회의가 개최된 6월 19일에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