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술∙향수 밀수출한 싱가포르 유통업체 피소
2024.05.09
앵커: 싱가포르의 한 유통업체가 북한에 음료와 주류 등을 밀수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여기에 가담한 2명도 함께 입건됐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싱가포르 국영 뉴스 채널 CNA에 따르면 싱가포르 유통회사 엘루바 인터내셔널(Eluva International)과 2명의 공모자가 북한에 금지품목을 공급한 혐의로 9일 기소됐습니다.
엘루바 인터내셔널은 유엔 대북제재 규정 2010에 따른 9개 혐의와 수출입 규정에 따른 2개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와 함께 기소된 피의자는 49세 싱가포르인으로 밝혀진 엘루바 인터내셔널의 이사 유진 리천풍(Eugene Lee Lee Chun Foong)으로 북한으로 물품을 수출하는 것을 동의해, 해당 회사와 같은 내용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피의자는 엘루바 인터내셔널의 금지품 공급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운송업체 스카이라인 쉬핑(Skyline Shipping)의 관계자로 57세 싱가포르인 코포추(Koh Poh Choo)입니다.
코포추(Koh Poh Choo)는 유통업체 엘루바 인터내셔널이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다롄을 통해 북한으로 물품을 운송하는 일에 가담한 6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엘루바 인터내셔널(Eluva International)과 스카이라인 쉬핑(Skyline Shipping)은 모두 싱가포르에 등록되어 있는 회사입니다.
엘루바 인터내셔널은 평양과 가까운 중국 동부에 위치한 도시 다롄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미화로 약 488,094달러(661,850 싱가포르 달러) 상당의 금지 물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378,416 달러 이상(512,000싱가포르 달러)의 주류를 북한에 보냈고, 2013년 3월 17일에는 2,180달러(2,950 싱가포르 달러)에 달하는 다양한 상표의 향수를 보냈습니다.
이 외에도 이 회사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포카멜론 우유, 네스카페 커피, 커피메이트, 포카 딸기우유 등 약 146,900달러어치의 물품을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사람이 캐비어, 화장품, 향수, 전자제품 등 사치품으로 지정된 물품을 북한으로 수출하거나 양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다음달 6일 심리될 예정입니다.
엘루바 인터내셔널(Eluva International) 측은 자세한 유통 과정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9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유엔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이나 최대 37만 달러(50만 싱가포르 달러)의 벌금형 또는 두 가지 모두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 회사는 최대 73만 달러(100만 싱가포르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될 수 있습니다.
수출입 규정을 위반한 것이 처음일 경우, 최대 2년의 징역 또는 최대 7만 달러(10만 싱가포르 달러) 또는 상품 가치의 최대 3배 중 더 높은 금액 또는 두 가지 벌금형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 법원이 북한에 주류 등 170만 달러 이상의 사치품을 불법적으로 공급한 음료회사 ‘레조음료’(Rejo Beverages)에 16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이 회사 관리자(Director)에게 징역 6주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2022년에는 싱가포르의 도매업체 123듀티 프리(123 Duty Free)와 123 홀딩스(123 Holdings)가 각각 25만 달러와 53만 달러 어치의 음료와 주류를 북한에 공급한 사실이 적발돼 기소됐습니다.
같은해 12월 일본 음료회사 포카(Pokka)의 전직 직원이 회사 제품 중 95만 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북한에 불법 수출한 혐의를 인정하고 5주간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