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식량문제 어디에” 북 주민, 방러 보도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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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방송과 신문이 이렇게 집중적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보도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주민들은 식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체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당국은 4년 반만에 이뤄진 러시아 푸틴과의 정상회담 소식을 매일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 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요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 텔레비죤에서 연일 조-로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로씨야 방문이 어떻게 진행됐다는 소식보다 하루빨리 식량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소식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가을철이 되어서도 식량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주민들은 원수님(김정은)이 식량문제를 해결하러 떠났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이번 러시아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입쌀 1kg에 북한 돈 7천200원(0.78달러)에서 1주일 사이 8천 원(0.97달러)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식량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은 보도에서 우주 발사장과 군사위성 소식만 나오며 실망과 체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15일 연락된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어제저녁에는 7시~9시까지 불이(전기) 와서 주민들이 원수님의 로씨야(러시아) 방문 소식을 텔레비죤으로 봤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텔레비죤에서는 우주 발사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돌아보는 김정은의 영상이 방영되었다”며 “로씨야에 갔다면 식량난을 해소할 농업, 식량 문제를 논의하고 밀가루 등을 받아와야 하는데 군사위성에만 관심이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요즘 주민들이 조-로 친선방문자체에 반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의 인민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호화로운 방문 장면을 보게 되니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주민들은 “그동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중국 시진핑 주석도 만나며 정상회담소식을 요란하게 선전했어도 그후 우리의 생활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체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 세기 동안 첨단과학세계를 점령하려고 인공위성을 개발한다더니 결국 얻은 게 굶주림뿐”이라는 자조적 비판도 주민들 속에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15일, 노동신문과 방송, 텔레비전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13일 로씨야 원동지역의 아무르주에 위치하고 있는 워스또츠느이우주발사장에서 로씨야련방 대통령 울라지미르 울아지미로비치 뿌친동지와 력사적인 상봉을 하시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