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필요하다” 한국인 64%...역대 최저치
2023.12.14
앵커: 남북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한국 국민이 64%에 그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한국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13일 공개한 ‘4분기 국민 통일여론조사’ 결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30.8%, ‘통일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비율은 33.2%를 기록하며,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64.0%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통일에 대한 긍정 답변 비율인 70.4%보다 6.4%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민주평통이 같은 문항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입니다.
반면 ‘통일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통일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은 각각 13.8%, 21.5%를 나타내는 등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 비율은 35.3%를 기록해, 추이 분석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북한에 대해 ‘경계ㆍ적대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비율은 47.2%로, 북한을 ‘협력ㆍ지원 대상’이라고 응답한 비율 40.6%보다 6.6%포인트 높았습니다. 내년 북한의 도발 강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응답자의 46.6%(‘매우 높을 것’ 19.5%, ‘다소 높을 것’ 27.1%)는 ‘높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고, ‘낮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9.8%에 그쳤습니다.
또 응답자의 48.9%는 내년 한국, 북한 관계가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고, 44.1%는 올해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추진해야 할 대북정책 우선과제로는 ‘남북관계 정상화’를 꼽은 비율이 38.9%로 가장 높았고 ‘북한 비핵화’가 24.0%, ‘북한인권 및 인도적 문제해결’이 12.9%, ‘국내외 통일공감대 확산’ 11.2%, ‘민족 동질성 회복’ 6.1%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북 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동의 비율은 젊은 세대에서 더 낮은 모습입니다.
민주평통은 앞서 지난 7월 25일에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만13~18세)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대상 통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긍정 응답 비율은 53.8%를 나타냈습니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의 40.0%는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을 ‘경계대상’, ‘적대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청소년들의 응답 비중은 각각 50.4%, 17.1%를 기록하며 67.5%가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이 지난 8월 17일 발표한 ‘2023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5년~2004년생, 한국에서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의 통일 필요성에 대한 동의 비율은 30.9%에 그치며 2007년 조사가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현 상태를 선호’한다는 MZ세대 응답 비율, ‘통일에 무관심’하다는 MZ세대 응답 비율은 각각 36.0%, 15.9%를 나타냈는데 모두 역대 최고치입니다.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은 “올해 조사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줄어들고 그 추세가 20대, 30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속된다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9월 26일 통일의식조사 결과 발표에 나선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의 말입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통일이 필요없다는 응답 비중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점이 우리 조사의 특징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20대와 30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밖에 한국 외교부가 10월 8~21일 한국 대학생ㆍ대학원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지난 5일 발표한 ‘미래세대 대상 통일외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통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응답이 28.2%로 가장 많았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14일 서울에서 '주한대사 및 국제기구 한국대표 초청 통일ㆍ대북정책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공조를 토대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나간다면 북한도 변화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 주민과의 교류ㆍ인도적 지원의 여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오는 18일 ‘2023 북한인권 국제대화’를 개최하고 이달 중 단기 및 중장기 전략을 담은 ‘북한인권 로드맵’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