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우원식 한국 국회의장을 만났습니다. 윤 대사대리는 한국 내 정치 상황에 관계 없이 한미동맹이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6일 오전 한국 국회를 찾은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난 윤 대사대리는 지난 1998년 한국이 겪은 외환위기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은 어려움을 극복하면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도 시급한 도전과제가 있지만 국회의장의 지도력, 한국 국민과 정부의 협력이 있으면 그 어려움도 한국이 더욱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국 동맹과 관련해선 자신에게 한미동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동맹은 미국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행정부도 한미동맹이 한국과 미국 관계 축의 핵심 기둥이라고 보고 있으며,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우 의장은 같은 자리에서 “한국은 국민이 국회를 지켜주고 법률과 헌법 질서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하는 민주주의 회복력을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한국이 식민지와 분단, 전쟁, 외환위기 속에서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저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 우 의장은 “지금 닥친 위기도 헌법 질서와 법률에 따라 잘 처리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들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있어 혈맹이라는 점을 거듭 밝히면서 “70여 년 동안 자유·평화·번영을 넘어 안보와 첨단기술·경제·세계 차원의 협력 분야에서도 깊숙하게 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1일 부임한 윤 대사대리는 14일엔 한국 외교부를 찾아 조태열 장관과 김홍균 1차관 등을 만난 바 있습니다.
당시 조 장관은 윤 대사대리에게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고, 김 차관은 그간 한미가 함께 이뤄온 협력 성과들이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로도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북한·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윤 대사대리에게 양국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말레이시아 대사를 지내고 2016년엔 성 김 대표 후임으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윤 대사대리는 미국 현 정부가 임명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례에 따라 퇴직하면서 임시로 공관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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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2차 피의자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독립 기관인 공수처는 이날 언론에 “오후 2시 조사와 관련,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을 통해 오후 1시 50분쯤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로 불출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같은 날 오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전날 충분히 입장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받을 게 없다”며 거부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대통령실 관저에 진입해 계엄선포 43일 만에 윤 대통령을 체포했습니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채 비상계엄을 선포한 혐의 등을 받는 윤 대통령은 체포 직후 영상으로 공개한 성명을 통해 체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 윤석열 한국 대통령(지난 15일)]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 구역을 소방 장비를 동원해 칩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체포된 첫날인 15일 열 시간 여에 걸친 조사에서 공수처 검사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공수처가 법원에서 발부 받은 체포영장이 무효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대통령 측은 체포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인 ‘체포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은 같은 날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나와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된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