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북 짝퉁 담배 판매 도운 중국인 호주서 송환”
2024.10.01
앵커: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 개발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서 체포된 중국인이 미국으로 송환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9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9월 27일 호주 정부가 중국 국적자인 진광화(53)를 미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씨는 또 다른 중국 국적자 진궈밍(60), 한린린(41), 북한 은행가 심현섭과 함께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북한과의 담배 밀수 사업에 관여한 혐의로 2022년 기소됐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북한군과 정부가 운영하는 회사가 위조 담배를 만들 수 있도록 위장회사를 만들고 허위 문서를 작성해 최소 310건, 약 7천400만 달러 상당의 입담배 등을 미국 금융 기관들을 이용해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만약 북한과의 무역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동결되거나 차단됐을 거래들이었다”며 “이들의 행위로 북한 기업들은 약 7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결국 이 수익은 북한 정부로 흘러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진씨 등은 은행사기공모와 국제긴급경제권법 관련 범죄, 자금 세탁 및 공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유죄 인정 시 은행사기 혐의로 최대 30년, 국제긴급경제권법 위반 혐의로 최대 20년, 자금세탁 혐의로 최대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호주에 거주하던 진씨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미국의 체포 요청을 받은 호주 당국에 의해 2023년 2월 23일 체포, 구금됐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진씨는 9월 30일 미국 워싱턴DC 법원에 처음 출석했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은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고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불법적인 담배 거래를 진행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 법무부의 대응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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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수년 동안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엄격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던 북한 국적자 문철명을 말레이시아에서 송환한 뒤 2023년 중국으로 추방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세계 최대 담배 기업인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의 자회사 중 한 곳에 제재를 피해 북한에 담배를 판매한 이유로 635만 달러 벌금형을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건의 수사를 맡은 매튜 그레이브스 워싱턴DC 연방법원 검사는 북한이 위조 담배 판매를 통해 큰 수익을 얻고 있으며, 이를 불법 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레이브스 검사] 북한은 전 세계의 합법적 거래망을 통해 위조 담배를 밀매해 큰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은 위조담배 생산에 1달러를 투자해 20달러의 수익을 얻습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북한 정권의 군대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에디터 박봉현,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