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차세대미사일방어망 '아이언 돔'(Iron Dome)에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을 직·간접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한국 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7일 이른바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The Iron Dome for America) 행정명령을 공개한 백악관.
미국과 ‘대등하거나(peer) 거의 대등한(near-peer)’ 또는 ‘불량한’ 적들(rogue adversaries)이 감행하는 탄도미사일 및 극초음속미사일 등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차세대미사일방어망, 즉 ‘아이언 돔’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담았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며,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 10일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 강화가 ‘아이언 돔’에 포함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이 실현될 경우 한국 정부는 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 가능한지 여부와 그 역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오일석, 김보미 연구위원은 20일 ‘트럼프 정부의 아이언 돔 구상과 한반도 시사점’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미국판 ‘아이언 돔’ 구상에는 동맹국들과의 협력이 포함돼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행정명령이 “미사일 방어 기술 개발과 역량, 운영에 관한 양자 및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 제공을 확대 및 가속화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미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미사일 경보정보 체계를 공유하고 연합훈련을 통해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참여를 요구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미 미사일 상호운용성 강화 차원에서도 필요”
한국 정부가 지속적인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우주역량을 포함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한층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KAMD는 이른바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하나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한국에 도달하기 전에 타격하는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계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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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국 새 행정부 출범과 관계 없이 그간 진행해오던 한미, 한미일 차원의 안보협력을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것이란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지난 19일)]한미가 그 동안 핵협의그룹(NCG)을 통해서 진행해온 확장억제 정책, 한미일 안보협력, 또 그에 기반한 3국 간 훈련 등 합의된 사항은 각국 국내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인식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자신들이 “준비돼 있고 기꺼이 협력할 의지가 있는 파트너이며, 동맹에 기여할 많은 것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왔다”면서 미국판 ‘아이언 돔’에 합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연구진은 캐나다의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 새 행정부 출범으로 직면하게 된 안보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아이언 돔’을 구축해 북한 ICBM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향후 미북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일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이름으로 낸 공보문을 통해 미 행정부의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방침을 비난하는 한편 이에 핵억제력 등 군사력 무한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은 수도권을 향한 북한 장사정포를 요격하는 ‘한국형 아이언 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지하에서 포를 발사한 원점을 타격하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를 지난 18일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