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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과 2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비정부 간 '동북아시아협력대화'에서 미국과 북한 간 양자접촉이 예상되지만 미국의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만남의 성과에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 말 북한 외무성의 리 근 미국국장과 함께 비정부 간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인 미국의 정통한 한반도 전문가는 '이번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은 생산적이지 않다(It is not productive)'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망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미국의 샌디에이고와 뉴욕의 '동북아시아협력대화'와 토론회를 통해 북한의 리 국장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사의 접촉이 있겠지만 대화의 진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늘 그랬듯이 북한은 이번 접촉에서도 미국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겠지만 양측의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The negotiating position is going to be a pretty tough one going in)
특히 이번 협력 대화에서 리 국장과 성 김 특사가 만나 무엇을 이야기할지가 가장 큰 중점 사안이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과 관련해 상호 간 입장과 의제를 밝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이 전문가는 내다봤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한국학 부국장도 북한의 리 국장이 이번 접촉에서 미국 측에 제시하기 위해 가져온 보따리의 내용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트라우브 부국장은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고 이전 합의에 기초한 비핵화의 이행을 약속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원칙이 확고하지만 북한은 리 근 국장이 미국에 입국해 성 김 특사를 만나는 순간까지도 핵 문제에 관한 그들의 정책을 바꿀 어떤 조짐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만남의 성과에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미국과 북한이 정부 대 정부 간 공식적인 입장으로 만나는 것이 아닌데다 미국과 북한의 선결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번 리 국장과 성 김 특사의 접촉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계획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도 미국 정부가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에 앞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2005년 합의의 이행 의지를 리 국장에게 직접 물어볼 것이라며 이번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리 국장과 성 김 특사의 이번 접촉은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으로 어떤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누고 논의하는 자리이며 미국이 리 국장으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지 못하면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도 자연스럽게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닉시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선임고문은 지난 21일 조지타운 법과대학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번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알 수 없으며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가능성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미국과 북한이 양자 접촉을 하겠지만 서로의 입장 차가 커서 주목할 만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또 26일과 27일 '동북아시아협력대화'를 주최하는 국제분쟁연구소의 수잔 셔크 소장도 22일 다음 주 미국의 성 김 특사와 북한의 리 국장의 만남이 미국과 북한 관계에 진전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치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23일 미국에 도착한 북한의 리 국장은 미국의 성김 대북 특사와 24일 뉴욕에서 첫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