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사용’ 협박에 미 전문가들 “켄터키함 두려운 모양”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3.07.20
북 ‘핵 사용’ 협박에 미 전문가들 “켄터키함 두려운 모양”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이 한국에 기항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는데요, 어떤 배경인지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18일 한미 핵협의그룹 첫 회의에 맞춰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의 후속조치로 미국의 핵심 전력인 전략핵잠수함이 42년 만에 한반도에 기항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이틀 뒤인 20일 켄터키함의 기항을 겨냥해 북한이 정한 ‘핵무기 사용 조건’을 충족한다고 위협했습니다.

 

지난해 9월 채택한 핵무력정책 법령에서, 군사적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규정해 사실상 선제적 핵 사용 여지를 열어놨는데 이번 사례가 그 조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위협에 미국은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입니다.

 

리사 로렌스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동맹이 워싱턴 선언과 핵 협의그룹을 통해 취한 조치들은 북한의 증가하는 위협과 위험한 행동에 대한 신중한 대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행동과 달리, 한국과 미국이 방어태세를 향상시키고 북한의 핵 무기 사용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한미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북한이 켄터키함 기항 이튿날인 19일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 발사한 데 이어 핵사용 위협 담화까지 발표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의 북핵 억제 공조, 특히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공조 강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촉발된 극단적인 반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북한은 (한미 공조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가진 미국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길 원합니다. 이러한 위협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미국의 핵 자산 배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공포심을 심어주기를 의도하고 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주장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 협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이번에 부산에 입항한 켄터키함은 미국 서부 워싱턴 주의 항구에서 출발하자마자, 태평양 어디에서든 무기를 발사해 북한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켄터키함이 한반도에 있다는 사실이 북한에 특별히 군사적 위협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항상 러시아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갖춘 잠수함을 배치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처럼 극단적인 위협을 제기하지는 않으며, 반대로 러시아와 중국의 잠수함 배치에도 미국이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개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위협은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고, 양국은 평양의 경고를 무시하고 USS 켄터키함과 다른 전략적 자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앞으로 한미 양국이 동맹 강화 기조를 보이며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 할때마다 북한이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위협적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한미는 켄터키함이 언제까지 한국에 머무는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추후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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