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안 군부대 병사들 남한 TV시청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6.12.21
nk_barracks_b 북한 황해남도 옹진군 옹진반도 앞 장재도에 북한군 막사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해안지역 군부대 병사들 중 남한 텔레비죤을 시청하는  병사들이 의외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외진 해안지역에서 근무하는 군부대 병사들 중 상당수가 남한의 텔레비죤을 수시로 시청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남한 텔레비죤을 보다가 적발이 되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되지만 10년 넘도록 군사복무를 해야 하는 젊은 병사들은 그런 위험에 아랑곳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아들이 군사복무를 하는 동안 남조선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어 힘들고 답답한 군대생활에 큰 위안이 되었다는 얘기를 여러번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인민군 병사들이 남한 텔레비죤을 시청할 수 있는 경우는 남조선 텔레비죤 전파가 닿는 해안가 부대 중 대대나 중대본부와 멀리 떨어진 외진 지역에서 적은 수의 병사들이 근무하는 소규모 부대단위들”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의 해안지역과 섬에는 이런 소규모 단위부대가 수없이 많다”면서 “이런 지역에서는 남조선 텔레비죤을 부대원들이 함께 보고 서로 입단속을 하기 때문에 밖으로 새어나갈 가능성도 적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젊은 병사들은 군에 입대하기 전에 이미 남조선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한 세대라 적발을 피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소형 텔레비전을 구해 남조선 텔레비죤을 시청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황해남도 용연군 지역에서 군생활을 했다는 탈북자 이 모씨는 “남한 텔레비죤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12볼트가 나오는 태양광 전지를 주로 이용하지만 태양광 전지 장비가 없을 때에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발전기를 돌려 텔레비전을 보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자전거 페달은 신입병사가 돌려야 하는데 잘 돌리지 못해 전압이 낮아져 텔레비전 화면이 사라지면 상급 병사들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습니다.

앞서의 소식통은 “젊은 병사들이 즐겨보는 남조선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는 탈북 미녀들이 출현해 남한생활을 소개하는 오락 프로그램도 포함되어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군 총 정치국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109연합지휘부’를 조직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남한 텔레비전 전파가 서해의 평안북도와 동해의 함경북도 해안에까지 뻗어 나가고 있어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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