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전쟁 준비를 더 공세적으로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지도 위 한국 수도권을 가리키는 김 총비서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는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몸부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10일 전날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전쟁 준비를 더욱 공세적으로 해야 한다”며 군사행동 지침을 시달했습니다.
이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회의장에 내걸린 한국 지도 중 수도권 주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시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밀리지 않고 있으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ㆍ대내에) 전달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양 연구위원은 “가장 큰 계기가 된 것은 워싱턴 선언”이라며 “워싱턴 선언 이후 특히 한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ㆍNCG) 출범,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부산 기지 입항은 북한에게 상당한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연구위원은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강순남 국방상이 핵전쟁 등을 거론하며) 미국에 대한 투쟁을 강조한 것,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군수공장들을 시찰하며 전쟁 준비를 위한 현대화를 언급한 것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메시지가 세지는 이유는 한미의 북핵 억제태세가 높아지고 이것이 북한에게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자신들이 소위 말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굉장히 몸부림을 치고 있어요. 전반적으로 이렇게 북한의 메시지가 세진다고 하는 것은 한미의 소위 북핵 억제 태세가 상당히 높아졌고 이것이 북한 입장에서 굉장히 위협으로 느껴지고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원래 전쟁계획이나 작전계획은 은밀하면 은밀할수록 더욱 효과가 큰데 일부러 보여주는 식으로 사진을 내보인 것은 그만큼 한미의 선제타격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술핵무기를 통해 억제력을 행사하려는 방편으로 이번 보여주기식 메시지를 전했다”며 “북한이 죽더라도 혼자 죽지는 않는다는 엄포용 메시지를 계속해서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가 전쟁을 하면 자신의 정권도 종말을 맞는다는 것을 당연히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며 “과거 김일성이 했던 방식으로 한국을 선제타격하며 전면전을 벌일 생각은 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원래 이게 전쟁계획이나 작전계획 같은 것들은 은밀하면 은밀할수록 더욱 효과가 큰 것인데 이런 것들을 좀 일부러라도 보여주는 식으로 사진을 내보이는 것은 최소한 자기들이 먼저 공격당하지 않도록, 자기들도 혼자 죽지는 않는다는 것을 자꾸 보여주는 엄포용 대외용 메시지들을 계속 발신하고 있다 이렇게 이해가 됩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북한 주민들의 관심이 태풍에 쏠려있는데 갑자기 김정은 총비서가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는 뜬금없는 지시를 하달한 것은 경제 악화와 기후재난으로 높아질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 위협으로 잠재우려는데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태 의원은 “북한에서는 민생이 아무리 어려워도 김씨 일가는 핵 개발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고 최고존엄은 책임지지 않는다”며 이것이 “전통적인 김씨 일가의 통치방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고 오는 21일부터는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 훈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북한은 을지연습을 ‘북침 전쟁 연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는데 정대진 교수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한미연합연습 기간 전후로 무인기 등 새로운 전술무기들을 활용한 도발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욱 연구위원은 “향후 북한이 기존의 방어 훈련 형태가 아니라 한반도 등을 공격하는데 중점을 둔 훈련을 진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