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북한 당국은 지난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공개처형의 빈도수를 줄였지만, 처형은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고 14일 발간된 한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백서가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와 미국 종교자유위원회도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의 공개처형 등 인권유린 행위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남한과 미국에서 지적된 대북 인권유린 사항에 대해 비교해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의 공개처형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셌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처형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그렇습니다. 남한 통일연구원이 펴낸 북한인권백서는, 지난 한 해에도 북한에서는 비인권적인 방식으로 생명권을 유린하는 공개처형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서는 특히 북한 당국이 무엇보다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공개처형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 발표된 미국 국무부의 연례인권보고서에서도, 북한의 공개처형문제가 지적이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나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자, 북송된 탈북자, 스파이 행위가 의심되는 사람들을 처형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공개처형 집행 대상에 변화가 있나요?
통일연구원 북한인권백서를 보면, 경제난에 따른 절도행위에 대한 공개처형 빈도는 감소했습니다. 반면에 경제난 지속으로 살인죄가 증가하자, 살인죄에 대한 공개처형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신매매 범이나 국가기밀누설자에 대한 공개처형도 여전합니다. 지난 2000 이후부터는 남한의 전단지, 비디오 등 외부정보를 유통한다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해위에 대한 처형현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통신선이나 전선 등 국가기물을 훔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형을 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에서도 북한 정부가 처형 대상에 전기선이나 통신선을 끊거나 불법 마약 거래를 하는 경우도 추가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백서를 보면 공개처형 횟수는 예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네, 북한인권백서는 공개처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분기별로 실시하는 등 빈도를 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의 케이 석(KAY SEOK) 연구원도, 최근 북한을 나온 탈북자들로부터 공개처형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빈도가 좀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석 연구원이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얘깁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케이 석: 공개처형이 없어졌다는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에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신매매나 국가비밀 누설을 하다 잡힌 경우 여전히 공개처형을 당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빈도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는 얘기를 여러분들한테 들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한 가지는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고 또 하나는 북한 주민들을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도 완전히 국제사회 비난 여론을 무시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이군요?
네, 석 연구원은 국제 사회에서 계속 북한 인권문제, 특히 교화소나 관리소 내에서의 인권문제에 대해 많이 비판을 하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도 좀 조심을 하는 것이 아닌가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눈에 보이게 아주 노골적으로 하는 인권침해는 자제를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북한 당국은 자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이나 우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자국의 인권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제기를 내부 간섭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조사노력에도 비협조적입니다.
교화소, 노동단련대, 집결소 등 구금시설의 환경이나, 수감자에 대한 처우 문제도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에서 자주 거론이 되는 문젠데요, 인권백서에는 어떻게 묘사되어 있습니까?
구타, 고문 등 비인간적인 처우가 여전히 만연하다는 평갑니다. 열악한 환경으로 영양실조, 질병 등에 걸려 구금시설 내에서 사망자하는 사람이 많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석 연구원은 북한 전체가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수감자들에게 식량공급이나 의료지원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석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케이 석: 구금시설 내의 식량사정은 아주 많이 나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사람들이 밥 먹고 살기가 힘든데, 구금시설 안은 훨씬 힘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금시설에 들어가면 얼마 안가서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이 많고, 소화불량에 걸렸을 때 제대로 처치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단순한 장애가 악화 되서 사람들이 죽기도 하구요.
석 연구원은 이어 구금시설의 열악한 환경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문제지만 개선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