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남북소통 더욱 어렵게 할듯

탈북자 간첩 사건과 대북 용공 혐의자들이 체포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한국사회에서는 공안정국이 형성돼 새로운 냉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최근 잇따른 간첩 사건 등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실현 가능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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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위장 탈북 여자 간첩 원정화씨 사건이 발표됩니다. 이 사건이 밝혀지기 직전엔 연세대학교 오세철 명예교수 등이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사건으로 체포됩니다. 특히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오세철 교수 등 7명을 체포한 일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연이어 두 사건이 터져 나오자 야당인 민주당은 “5공화국 당시 공안정국의 재방송을 보는 것 같다”며 즉각 이명박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전문가들도 현재 한국 사회 분위기가 반공 의식을 강조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한성대학교> 김귀옥 교수입니다.

김귀옥: 요즘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아직 새로운 판을 어떻게 짤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제도적 고찰이 되지 않은 채로, 얼핏 보면 아마추어적으로 과거로 회귀하는 부분이 보인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기 짝이 없군요.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여간첩 사건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 체포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지난 10년 좌파정권의 적폐”라면서 “간첩도 잡아야 하지만 ‘친북용공 풍토’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는 탈북자들 사이에 간첩이 끼어들어 활개를 칠만큼 이완돼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입니다.

김태우: 지난 10년 동안은 한쪽으로만 치우친 것이죠. 소위 안보위협이자 주적인 북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해야 될 일을 소홀이 한 것 아닙니까? 그것을 제대로 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번 사건이 밝혀지고…

이처럼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북한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놓고 보는 시각에 따라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놓고 한국 사회가 과거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냉전 시대로 회귀했다고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전통적 의미의 냉전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 치열한 체제대결이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조한범: 이미 남북한은 경쟁 상대가 아니구요. 이미 체제 경쟁은 끝났고… 간첩사건이나 이념적인 문제의 위협은 아직도 분단체제에서는 위협적인 요소가 되지만, 과거와는 좀 다른 차원에서 해석될 수 있고…

한국 사회에 냉전 국면이 형성되지는 않더라도 이번 간첩 사건 등으로 인해 이미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북한이 아직도 한국으로 간첩을 보내는 상황에서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한국 정부로서는 인도적 대북 지원 등도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50.6%의 응답자들은 “대화가 중단되더라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태도를 바꿔 한국과 대화를 재개하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적 자세를 보이지 않는한, 절반에 달하는 국민들의 이같은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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