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위해 북한 소나무 들여올 것”

일제시절 항일독립운동을 해 온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인 ‘독립유공자유족회’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숭례문 복원에 사용될 소나무를 북측에서 들여오는 것을 북측 관계자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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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유족회 김삼열 회장은 지난 달 12일, 개성에서 북한의 ‘단군민족통일협의회’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숭례문 복원을 위해 북한이 소나무를 제공해 줄 수 있겠느냐고 제의했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또 숭례문 복원에 대해 북한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독립 유공자유족회 김삼열 회장: 자기네들도 숭례문이 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근데 북의 나무들이 남에 가서 복원에 쓰일 수 있다면 얼마나 민족끼리 좋은 일이냐, 자기네들이 최선을 다해서 협력하겠다. 고마운 제안이다라고 얘기했어요. 아주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12일, 조선중앙텔레비젼을 통해 숭례문 화재 소식을 보도하면서 “1938년에 지어진 숭례문은 우리 민족의 우수한 민족 전통을 자랑해 온 귀중한 역사 유물” 이라고 소개하는 등 숭례문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김삼열 회장은 또 북한 관계자들이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등의 지역에서 숭례문 복원에 적합한 소나무를 찾기 위해 구체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김삼 열 회장: 우리가 필요한 게 지름이 1m 정도 돼야 한다니까 그 사람들도 놀래서.. 그런 나무들은 찾기 힘들거든요? 그런 나무부터 작은 나무들까지 다 필요하지만 중요한 나무들은 다 큽니다. 그래서 그런 큰 나무들이 북한에 있는지 자기들도 모르니까 조사해 보겠다고 하더라고요.

남측의 ‘독립유공자유족회’ 와 북측의 ‘단군민족통일협의회’ 간에 이뤄지고 있는 논의에 대해 숭례문 복원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재청은 복원에 필요한 소나무는 국내에서도 모두 조달할 수 있지만 남북협력 차원에서 북한의 소나무를 사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전문가들은 숭례문 복원을 위해 북한에서 소나무를 들여오는 것은 남북간 협력 차원에서 긍정적일 뿐 아니라 남북간 화해의 역사를 쓴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성 대학교 김귀옥 교수: 과거 분단 이전 시대엔 숭례문을 세운다, 궁전을 세운다 할 때 경향각지에서 좋은 나무를 찾아서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지금 분단상황에서 역사를 다시 복원하는데 이북의 좋은 소나무들을 사용해서 다시 숭례문을 세운다는 것은 역사를 새롭게, 현대사적으로도 분단 없는 현대사를 세운다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김삼열 회장은 소나무 지원 등에 관한 논의를 위해 오는 26일 평양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이번 방문길에 북측 관계자들과 구체적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