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출생 북 청소년 문맹 많다”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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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에서 글을 읽지 못하는 아동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11년제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문맹자가 많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그 동안 공식적으로 주민들의 문맹률이 거의 0%에 가깝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허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8일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주최한 2009 북한사회동향 보고회에서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 학생들의 심각한 문맹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김영수 교수: 북한에 있는 아이들과 통화를 해 보면 “선생님, 사회주의 제도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아도 학력은 막 올라가요. 그리고 글자로는 보내지 마세요” 이런 말을 합니다. 말은 해도 글자를 모른다는 현실이..

실제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1990년대 이후, 특히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교원들과 학생들까지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 학업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아동들의 학업포기 현상은 처음엔 식량난에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학업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북한 인권관련 단체들은 주장합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환 팀장의 말입니다.

이영환: 학교에 갈 경우 공부 보다는 과제 명목의 과다한 잡부금을 요구하고요. 그리고 학교에서 관행적으로 노동착취를 합니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에 보내봐야 배우는 건 없고, 내놓으라는 것만 많고, 가계 부담만 커지는 거죠.

평북 출신의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아무리 의무교육을 선전해도 평균 출석율은 40명 기준 학급에 10명 정도에 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에 안 가도 저절로 학년이 올라가고 때가 되면 졸업장이 나오기 때문에 구태여 힘들게 학교를 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을 경우 교원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출석을 독려했지만, 이후에는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그냥 방치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07년까지 함경북도 무산군에 살았던 하성진 씨(가명)는 북한 아동들의 학업 실태에 대해서 묻자 “학교에 안가도 ‘동태값, 물건값만 알면 된다’는 분위기”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평양과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북한 아동들의 문맹률을 높이고 학습수준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한국의 여러 민간대안학교들에서도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이영환 팀장입니다.

이영환: 저희가 운영하는 한겨레학교에서는 30명 정도의 탈북 청소년들이 공부를 하는데요. 그 가운데 1~2명 정도가 문맹자로 나왔습니다. 어떤 분은 작은 비율이 아니냐는 말씀도 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수가 점점 커질수록 그 비율도 커지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숫자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 당국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 국제 사회에 “11년 동안 무상으로 의무교육을 제공해 북한주민 모두가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며, 5세에서 16세까지의 남녀 학생들의 학교 출석률도 거의 100%”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나라의 백년 계획이라고 합니다. 청소년 문맹자가 증가하는 북한의 미래가 어둡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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