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복구를 시작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시설 장비 일부를 원래 보관하던 곳에서 이동시켰다"고 확인하면서도 이와 같은 장비 이동을 곧바로 '핵시설 복구작업'으로 규정하진 않았습니다.
Sean McCormack: To my knowledge, based on what we know from the folks on the ground, you don't have an effort to reconstruct or reintegrate this equipment back...
현지 지상 요원으로부터 듣기론 아직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복구를 위해 장비를 반입하려는 노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매코맥 대변인은 핵검증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힐 국무부 차관보가 성 김 북핵 특사와 함께 4일부터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핵시설 복구 준비움직임을 보이고 힐 차관보가 또다시 중국을 방문하는 등 북핵 문제가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미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허리케인 피해소식과 대선 정국에 쏠려 있습니다.
북핵 문제를 추적해온 미 의회의 고위관계자도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하와이나 알래스카로 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는 한 미국 대선 기간 중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핵시설 복구 움직임에 나선 것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정치적 속셈으로 보인다는 것이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미 외교협회 게리 새모어 부회장은 북한이 실제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에 대한 복구 작업에 나서더라도 완전 복구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위협’은 못된다고 말하고, 때문에 미국은 영변 원자로 복구여부 보다는 복구 작업이 비교적 빠른 핵재처리 시설 재개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Dr Gary Samore: 북한은 불능화 하기 전에 원자로에서 꺼낸 폐연료봉 5천개를 수조에 보관중인데 이를 재처리하면 6~7kg의 플루토늄이 나온다. 따라서 진짜 단기적인 위협은 북한이 재처리시설에서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플루토늄을 뽑아내는 것이다.
새모어 부회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원자로 재가동 보다는 핵재처리 시설을 재가동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말하고 “부시 행정부 잔여 임기가 3개월 정도임을 감안할 때 북한은 오히려 핵재처리 시설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만일 북한이 핵재처리 시설 복구에 나서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 재처리에 나설 경우 미국은 핵합의 위반을 들어 북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중유공급을 즉각 중단할 것이고, 그 경우 미국과 북한은 부시 행정부 1기처럼 또다시 핵대치 국면으로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