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넌-루거’ 예산 10억 달러 배정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09.12.24
wmd_japan_303 지난 2004년 도쿄만 오다이바의 둔치에서 수출품이 대량살상무기로 전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합동 도상훈련이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미국 의회는 북한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넌-루거 방식’을 통한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위해 내년에만 10억 달러 가까운 예산을 승인했습니다. 이 중에는 북한의 핵 폐기 작업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2천만 달러도 포함돼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는 각국이 개발 중이거나 보유 중인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자진 폐기를 유도하기 위해 모두 10억 달러 이상을 내년 예산으로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입수한 2010 회계연도 국방부와 에너지부의 지출 예산 법에 따르면 의회는 우선 ‘넌-루거 방식’으로 대표되는 협력적위협감축(CTR) 프로그램을 위해 국방부에 4억2천400만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이는 애초 행정부가 CTR 예산으로 요청한 4억4백만 달러보다 2천만 달러가 늘어난 액수입니다.

국방부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대량살상무기의 해체와 폐기를 직접 지원하는 에너지부의 위협감축프로그램에는 3억3천350만 달러가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에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고 폐기하는 데 필요한 장비 개발 등 준비 작업에 필요한 예산 2천만 달러가 포함됐습니다.

의회는 특히 올해 국방부의 ‘넌-루거 프로그램’과 관련한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행정부가 외국 정부와 기관에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전체 ‘넌-루거’ 관련 예산 중 10%를 예상하지 않았던 비확산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의 핵 폐기에 ‘넌-루거 방식’을 적용하기가 더욱 쉬워졌다는 평가입니다.

‘넌-루거 프로그램’의 입안자인 리차드 루거 상원의원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진 않았다”면서도 루거 의원이 ‘넌-루거 방식’을 북한에 적용하는 데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 관계자는 “루거 의원은 항상 북한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넌-루거 방식으로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는 데 협력하길 희망해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의 입법조사처는 24일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우크라이나의 핵 폐기에 적용됐던 ‘넌-루거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정부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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