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 사살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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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오사마 빈 라덴이라면 2001년 미국이 당한 9.11테러공격을 주도한 인물인데요. 10년 만에 결국 사살됐군요. 먼저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답: 미국 동부 시간으로 1일 밤 11시 30분 경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미국 해군 특수부대가 기습해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로 3천 명의 무고한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빈 라덴 사살로 10년 만에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죠.

Obama: Tonight, I can report to the American people and to the world that the United States has conducted an operation that killed Osama bin Laden, the leader of al Qaeda, and a terrorist who's responsible for the murder of thousands of innocent men, women, and children... And on nights like this one, we can say to those families who have lost loved ones to al-Qaida's terror: Justice has been done. 오늘밤, 미국인과 전 세계인에게 미국이 알카에다의 수장이자 수천 명의 무고한 남성과 여성, 어린이를 죽인 책임이 있는 테러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알리고자 합니다. 오늘밤, 우리는 알 카에다 테러 희생자 가족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의가 실현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 당국의 도움을 받아 이번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고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부터 단서를 확보해 줄곧 추적해 왔으며 빈 라덴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기 위한 작전 명령은 지난주에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알카에다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인들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문: 미군의 빈 라덴 사살 작전은 40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 후 빈 라덴의 시신은 서둘러 수장된 것으로 전해졌죠?

답: 그렇습니다. 미군 특수부대는 1일 밤 빈 라덴이 은신해 있던 파키스탄 북동부 아보타바드 시에 있는 저택 안에 잠입했고 저항하는 빈 라덴 측 경호원과 총격전을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빈 라덴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고 빈 라덴의 아들 1명을 포함해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함께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빈 라덴의 자녀 6명과 아내 2명 등 가족 8명, 그리고 측근 4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또 빈 라덴의 시신은 서둘러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신 탈취 가능성을 우려해 어느 바다인지 당초 공개되지 않다가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에 수장된 것으로만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빈 라덴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한 것은 특정 지역에 시신을 묻으면 묘지가 알카에다 세력에 알려져 이른바 ‘테러분자들의 성지’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과 관련해 2일에도 계속 언급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2일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으로 “세상은 더 안전해졌다”면서 “오늘은 미국에 좋은 날”이라고 말했고 “미국은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앞서 오바마 대통령도 지적했지만 미국 국무부의 힐러리 클린턴 장관도 2일 기자회견에서 빈 라덴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문: 특히 테러집단인 알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란 경고도 나왔죠?

답: 네, 리언 파네타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은 2일 오사마 빈 라덴을 잃은 알카에다가 미국을 상대로 보복을 시도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이 단호한 자세로 조금도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전역에는 알카에다의 보복 테러에 대비해 경계가 대폭 강화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기관이나 공공시설은 물론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주요 항만,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이나 장소에 경찰을 비롯한 보안 요원들이 대폭 증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도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전 세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반미 폭력사태에 대비해 여행경보를 발령했고 해외 공관에도 경계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문: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일단 환영하면서도 앞으로 있을 보복 테러 공격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니다. 우선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나토, 즉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은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토 측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번 작전을 수행한 모든 이들에게 축하한다면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자 테러에 맞선 나토 회원을 비롯한 모든 국가의 안보를 위해 의미 있는 성공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유럽연합도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의 죽음으로 세계는 더 안전해졌고 그러한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는 게 입증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청와대도 “한국 정부는 이번 작전에서 보여준 미국의 테러척결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이번 작전이 테러종식을 향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155개 재외공관에 국제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문: 북한이 테러단체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한다는 지적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요. 북한 당국이 이번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을 어떻게 바라볼 지 궁금합니다.

답: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북한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지적했지만 워싱턴의 한 전문가는 북한 당국으로서는 미국이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 결국 목적을 달성하고야 만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리비아의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한 공격과 함께 이번 빈 라덴 사살 소식을 접한 북한 당국은 이를 핵무장을 비롯한 군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구실로 삼을 것이란 게 그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에 지도자를 잃은 테러집단 알카에다가 핵이나 화학무기를 가지고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혹시 북한으로부터 알카에다가 이런 무기를 입수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테러조직에 재래식 무기를 파는 정도 일뿐 핵무기와 관련해 테러집단과 협력했다는 징후는 찾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테러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과 관련한 여러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