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화가 그림에 남측 장애인 시 담은 시화전 ‘캔버스 위의 작은 통일’

북측 화가들의 그림에 남측 장애인들이 쓴 시를 담은 시화전이 열립니다. 장애인들의 재활시설인 은평천사원은 금강산, 묘향산 등의 풍경화 안에 북한 화가들이 직접 담은 시화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서울-이원희 xallsl@rfa.org
2008.12.10
이번 시화전은 한겨울에 열리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지하철 경복궁역 내 서울 메트로 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시화전 제목은 ‘남과 북이 함께하는 시화전, 사랑은 휠체어를 타고 북한으로 갑니다‘ 인데요, 전시회 준비로 한창 바쁜 은평 천사원 김은기 담당자가 전하는 소식 서울통신에서 전해드립니다.

사회복지법인 은평천사원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시 동호회가 있습니다. 모과회라는 이름의 동호회는 8명의 지체 장애인과 1명의 청각 장애인들이 모여 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북한의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특별한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 시를 북한 화가들이 그린 그림에 넣어 시화전을 열기로 한 것입니다.

은평천사원의 김은기 씹니다.

장애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돕는 선행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이런 취지가 맞아서 또 북한에 선교하시는 분들과 연결이 되어서 저희가 시를 그 쪽으로 보내고 북한의 화가들은 그림을 보내고 해서 저희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준비를 했어요.

케나다에 있는 선교단체 베델 선교회를 통해 남측 장애인들의 시가 북한에 전달되었고 이 시를 받은 북한의 유명 화가들이 시에 맞은 그림을 그려 주었고 자필로 시를 화폭에 담았다고 김은기 씨는 말 합니다.

저희가 먼저 장애인 친구들이 직접 쓴 시를 북측에 보내고 북측에서 저희가 보낸 시구에다 수묵화를 그려주셨어요. 작품이 25점이 왔고요. 크기는 호수가 큰 그림으로 금강산 묘향산 등의 풍경 수목화입니다. 북측에는 거의 다 풍경화 위주고요.

북한에서 온 그림 외에도 남한의 화가들도 그림을 증정해 함께 전시를 하게 됩니다. 남측 기독 미술단체 회원들의 그림과 함께 남북 화가들의 작품 90여점이 전시 되는데 이 그림들의 판매 대금 전액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 사람들의 사랑이 휠체어를 타고 북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김은기 씨가 전했습니다.

일단 전시 기간 중에 사전 사후 판매가 이루어지고 지금 사전 판매되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가 판매한 수익금을 전부 북한에 휠체어 보내는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은평천사원의 장애인들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리라고는 예상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캐나다의 비정부 기구인 베델 선교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북한의 화가들과 연결이 되었다며 그분들의 도움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김은기 씨는 올해 초부터 한 가지 한 가지씩 준비를 하다 보니 모두 도움의 손길 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은 전시회가 되었다고 장애인들의 마음을 전합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친구들이 직접 나섰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었고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스스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아서 도와주셨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시 장애인들의 시 동호회인 모과회 송하일 회장의 얘기를 들어보죠. 지난 2000년에 결성된 시 모임은 처음에는 시인의 지도를 받았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시를 발표하는 동호인으로 발전 되었다고 합니다.

북한에 ‘안녕 내 사랑’ 이라는 시를 보냈다는 송하일 회장은 자신이 좋아한다는 봄이 오는 소리 중 한 구절을 들려주었습니다.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가 들려온다. 겨울이 조금씩 밀려가는 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송 회장은 이번에 전시될 북한 화가들의 그림이 정말 아름답다며 남과 북 오랜 세월 헤어져 살았지만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생각은 같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송하일씨는 말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앞으로 시인이 되어 방송작가 활동을 하고 싶다는 작가 지망생입니다.

이번 특별한 시화전을 마련한 은평천사원은 모과회 회원들의 생각과 힘을 모아 사랑의 마음으로 잘 진행된 결과라고 말합니다.

김은기 씨는 요즘 시기적으로 냉랭한 남북관계로 주변에서 더러 북한에 대한 배타적인 시선을 보내며 꺼려하는 경우도 있어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어느 때보다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하고 시기적으로 정치적이나 이념적으로 안 좋은 상태인데 저희가 같은 민족으로서 남과 북을 잇는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더 뜻 깊은 것 같아요.

은평천사원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는데요, 지금 장애인들이 한 26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5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 동안 해외에서 또는 국내의 많은 도움으로 발전을 했기 때문에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김은기 씨의 말입니다.

올해부터는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북한 우간다 그리고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시아의 빈곤한 아동들을 위해서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저희가 지원하는 나라가 북한이고 저희가 받은 사랑을 이제 세계로 돌려주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의미에서 도 이번 행사도 열게 되었고요.

북한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은평천사원은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지구촌 곳곳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물론 그 사람들의 먹을 것을 당장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그들이 교육을 받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이제는 저희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도와서 모두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남한 은평천사원 장애인들이 쓴 시와 북한의 화가들의 그림을 함께한 시화전이 열린다는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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