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남한에서 직업 갖기 어려워

200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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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부닥치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남한 사회에서 직장을 구하는 일입니다. 북한에서 치과의사로 있다 남한에 정착한 허동주(가명)씨도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북한에서 딴 의사자격증이 남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바람에 애로를 겪고 있는 김 씨의 체험담을 이 수경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문: 북한에서 치과 의사셨다고 들었는데 북한에서의 자격이 남한에서는 인정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전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원래 치과 의사였으니까 한국 올 때 기대가 좀 컸습니다. 한국에서 의사들이 좋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자격이 인정이 안 돼서 일을 못한다고 하더군요. 왜 인정이 안 되냐고 했더니 아직 외교 관계가 없고 적대국가의 자격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가 없대요. 그래서 크게 실망했습니다.

문: 처음에 남한에서 치과 의사를 다시 못한다는 것을 아셨을 때 막막하셨겠어요.

답: 앞날에 희망도 없고, 나이도 있고, 배운 것이라고는 치과기술 밖에 없는데 갑자기 한국와서 다른 일 하자고 하니까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누가 직업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고 하나원에서 정착 교육 시키는 것도 한국 사회에서 써먹자고 하니까 한 10%나 될까? 도움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의사는 못하지만 대신 기공사는 된다고 해서 그래서 그것을 몇 개월 했습니다.

문: 남한에서의 치과 기공사 일은 어땠습니까?

답: 그런데 똑같이 일하는데 월급은 60만원밖에 안 주더군요. 원래 돈 그리운 줄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돈,돈하기 싫고 그래도 사장이 생각해서 주겠지 하고 정겹게 생각하고 일했는데 60만원 가지고 생활이 안 됐습니다. 이상해서 옆에 사람한테 물어봤죠. 월급이 60만원밖에 안되는데 난 아무리 살려고 노력해도 이 돈 가지고 안되겠다 그랬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그래서 다른 사람은 얼마 받냐고 물었더니 150만원 받는 사람 200만원, 300만원 넘게 받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거기서 반감이 생겼어요. 똑같이 일하는데 인간차별 하는구나. 그래서 그만 두겠다 그랬죠.

문: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은 어떻습니까?

답: 한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점점 나빠요. 우리는 말이 좀 이상하니까 강원도 사람인가 조선족 사람인가 물어보면 난 강원도다 그렇게 말해요 한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 흉보고 대다수가 다 그렇습니다.

문: 그래서 치과 기공사 일을 그만 두신 후에 다시 직장을 구하셨습니까?

답: 그리고 서울로 이사 했는데 서울은 경쟁이 너무 심해서 기공사 자리가 없었습니다. 막일도 해보고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가는 곳 마다 나이가 많고 자격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안 되겠다. 다시 공부하자. 결심하고 학원을 등록하고 전기 학원이라는 데를 갔습니다. 의학 하던 사람이 공과 공부를 하려니까 힘들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학원 원장이 강사를 하라고 제의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공과 학원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문: 한국에 오신지 몇 년 안 되셨는데 벌써 안정된 직장을 잡으셨는데요, 본인의 경험에 비춰볼 때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쉽게 직업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좀 부탁 드립니다.

답: 우선 한국에 오게 되면 큰 기대를 가지지 말고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먼저 배워야 합니다. 학원도 좋고 직업 훈련 전문학교 기능대학도 좋으니까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을 공부해야 합니다. 정부도 오자마자 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쥐어줘야 합니다. 자격증만 있으면 어디서든 다 받겠다고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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