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3일 의학상을 시작으로 10일까지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상 등이 잇따라 발표되는 노벨상 주간입니다. 그 가운데 올해의 노벨 문학상에 남한의 고은 시인이 후보 중 한사람으로 거명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시인 고은씨가 오는 6일 발표될 예정인 올해의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후보 중 한사람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한 이후 AP 통신 등 외신들이 잇따라 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AFP 통신은 영국의 도박전문 업체인 레드브로크스를 인용해 도박사들의 예상을 전했습니다.
이들은 영국에서 아도니스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의 시인인 알리 아흐마드 사이드가 2대1로 수상확률이 가장 높고 남한 시인 고은씨가 6대1, 스웨덴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가 6대1로 바짝 그의 뒤를 ?고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고은시인은 몇 년 전에도 외신에서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사람으로 거론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이라크 전쟁 때문에 아랍권 작가인 아도니스의 수상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러나 문학상의 경우 노벨위원회가 예상치 못했던 이름을 제안하는데 능숙하다면서 예상 밖의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시인 고은씨는 본명이 고은태로 전라북도 군산출신입니다. 현실참여의식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시를 써온 시인은 1952년 스무살의 나이로 입산해 10년동안 승려생활을 하기도 했고 조지훈시인 등의 추천으로 1958년 잡지 현대시에 폐결핵이라는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습니다. 독재시절에는 재야운동가 활동을 하기도 하면서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이후에는 해외쪽으로 발길을 돌려 미국 하버드대와 버클리대에서 초빙교수를 지내기도 하고 유엔총회장에서 축시를 낭송하는가 하면 세계시인아카데미 회원으로 세계각지에서 열리는 시낭송 축제에 단골 손님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숫자는 많지만 대표작이 없다는 다소 인색한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국제무대에서는 그의 시에 대해 높은 평가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양적인 ‘선’사상에 바탕을 둔 시풍이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1901년 첫 수상이래 노벨문학상은 구미 문학인들이 85%이상을 차지해 왔고 지난 9년 동안 계속 유럽대륙에서 수상자가 나와 올해는 아시아와 중동권의 저항작가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동양권에서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세 번으로 먼저 1913년 인도의 타고르가 수상했고 1968년 ‘설국’이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가와바다 야스나리’가 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일본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1994년 ‘개인적 체험’이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중국인으로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가오싱젠’이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정치적 검열을 패해 프랑스로 망명했기 때문에 프랑스작가로 올라있습니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인 12월 10일 열리고 상금은 천만 크로나 미화로 약 130만 달러입니다. 노벨상은 그동안 선정과정에 다소 논란이 있어왔지만 여전히 전 세계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의 문학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상국가는 자부심을 전 세계에 과시하게 되고 수상작가의 작품은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 출판됩니다.
한편 6일로 예정된 노벨 문학상 발표가 18명 심사위원간의 극심한 내부 토론 때문에 다음 주로 늦춰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장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