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개성시범관광이 2일 실시됐습니다. 개성관광을 추진하게 될 현대아산은 북한 측과의 협의를 통해 지난달 26일과 이달 2일 그리고 7일 세 차례 시범관광을 당일일정으로 실시키로 합의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제1차 시범관광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관광이 기대치만 못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반세기 만에 남한주민들에게 문을 활짝 연 개성을 찾기 위한 제2차 개성시범관광단이 부푼 가슴을 안고 2일 오전 비무장지대를 거쳐 개성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첫 시범관광으로 개성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개성관광에 대한 실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 당시 고향인 개성을 등지고 남한으로 내려온 개성 실향민들은 개성의 변한 모습에 큰 실망을 나타냈습니다.
23살의 나이로 부모와 형제를 개성에 두고 남한으로 내려온 박현진 노인은 55년 만에 찾은 고향이었지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박현진: 남아 있는 게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전부 바뀌고.. 성균관 같은 것은 그대로 있지만 다른 것들은 전무 새로 지어서 전혀 모르겠더라.
어린 나이에 개성을 빠져 나왔다는 남한 개성시청의 박용진 명예시장은 어렸을 때 개성의 모습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많이 변한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진: 진짜 어렸기 때문에 모든 시내가 커보였는데 지금은 적어 보였다.
50여년 만에 개성을 찾은 두 노인들은 이번 관광에서 자신들이 살던 옛집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었지만 개성의 모습은 생소하기만 했다고 말합니다.
박용진: 보지도 못했다. 방향도 어디인지 모르겠고 어디인지 짐작도 못할 정도이다.
박현진 노인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개성의 모습은 송악산과 남산에 서있던 무성한 나무들 이였지만 산마저 모습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박현진: 박연은 옛 모습 그대로인데 송악산도 그렇고 남산도 그렇고 나무가 없었다.
박 노인은 또 개성에서 옛 친구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한 가닥의 기대도 있었지만 이마저 실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현진: 일반인들과도 얘기도 못했는데 만날 수가 있겠는 가 희망이 컸지만 가보니 실망이 컸다.
개성시청의 박용진 명예시장은 또 자신이 어렸을 때 먹었던 개성음식의 맛도 이제는 사라진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진: 먹기는 먹었는데 많이 변질이 됐더라. 특별하게 고향음식 같은 것을 찾아 볼 수 없더라.
지난달 개성관광을 떠났던 60, 70대의 실향민들은 반세기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옛집을 찾아보려 했지만 자유롭지 못하고 경직된 분위기의 관광은 이를 허용치 않았다고 합니다.
박용진: 내가 죽기 전에 고향땅을 밟아보겠다는 의미로 간 것인데 어떤 이들은 100미터 앞에 집이 있는데도 가지 못하고 저지를 당했다.
세 차례의 개성시범관광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개성은 모든 남한주민들에게 열릴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시범관광을 했던 실향민들이 또 다시 개성관광길에 오를지는 의문입니다. 박용진 명예시장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관광이 진행되지 않는 한 개성관광의 의미는 없다고 말합니다.
박용진: 개개인이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아무 의미가 없다. 줄쳐 놓은 데만 왔다 갔다 하니까.
또 하나의 문제는 관광에 드는 경비 문제입니다. 이번 시범관광단은 1인당 약 200 달러의 관광비를 지불했지만, 관광이 본격화 될 경우 북한 측은 관광객 1인당 1일 150달러 정도의 관광비를 요구하고 있어서, 관광비용은 하루 200달러를 훨씬 웃돌 전망입니다.
박용진: 지금 경비가 너무 비싸서.. 앞으로 싸지겠지... 그러면 한 두 번은 더 가지 않을까.
현대아산은 북한 측과 관광 비용협의만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 본 관광은 곧바로 시작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개성관광이 남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규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