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협력 거듭 제의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09.18
asf_prevention_b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오전 인천 강화대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거점소독시설을 방문해 축산차량 방역실태 운영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한국 정부가 한국 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지 하루 만에 북한에 방역협력을 제의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 북부 접경지역인 파주와 연천에서 잇달아 확진된 가운데 한국 정부는 18일 북한에 남북 간 방역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5월 북한에서 발병했을 당시 한국 정부가 협력을 제의한 이후 석 달 반 만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한국 측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상황과 여기에 필요한 남북 방역협력 추진 필요성에 대해서 대북 통지문을 오전에 전달했습니다.

통지문은 이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오전 연락관 접촉 시 전달됐고 북한은 별다른 반응 없이 이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남북관계 국면과 북한의 과거 반응 등을 고려할 때 호응을 해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OIE, 즉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공식 보고한 다음 날인 지난 5월 31일에도 북한 측에 방역 협력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후 6월쯤까지 여러 차례 북한 측에 협력 의사를 타진했지만 끝내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과 관련해 북한에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긴밀하게 협력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에) 방역협력에 대해서도 제안을 했는데 긴밀하게 협력이 되고 있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김 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관계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며 다양한 경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또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관련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확하지는 않고 OIE, 세계동물보건기구와 협의하며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야생멧돼지의 경로와 관련한 여러 조치를 취했는데 북한에서 확산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문가의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방역 차원에서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관계 당국이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수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7일): 어제(16일) 18시 경기도 파주시 소재 돼지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위생시험소에서 폐사축에 대한 시료를 채취했으며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오늘(17일) 오전 6시 30분쯤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진됐습니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2016년부터 유럽을 거쳐 세계 각국으로 급격히 확산돼 왔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 돼지고기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으로도 퍼져 공식적으로 10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는 등 큰 피해를 입혔고 지난 6월에는 북한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한 전국 단위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빠르고 전파력도 강한 만큼 방역작업 시에는 방호복을 착용하는 등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돼지고기는 충분히 익혀먹는 것이 좋고 올해도 아프리카에서 병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당국 차원에서도 방역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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