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찰에서 주민들의 불공 허용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4.04.29
buddhism_temple_305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북한 평안북도 향산군에 있는 한 사찰에서 봉축법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이 불교 사찰을 찾아 불공드리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당국의 이런 조치 배경에는 말 못할 속사정이 있다는데요.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모든 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종교활동을 철저하게 금하고 있는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사찰방문과 불공드리는 행위는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 방문길에 나선 평양 주민은 “날씨 좋은 주말이면 인근의 절을 찾아 나들이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면서 “절을 찾아가 부처님 앞에서 절을 하고 소원을 비는 행위도  허용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렇다고 아무나 절에 가서 소원을 빌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주함에 시주 돈을 넣은 사람들이나 해당되는 얘기지 시주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절 구경이나 하다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평양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용악산에 자리잡고 있는 법운암의 경우, 고위 간부들과 그 가족들도 많이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고위급 간부와 가족들은 꽤 큰 돈을 시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양 주민소식통은 “법운암을 찾아가 시주하고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의 경우 대개는 북한돈 500원 정도가 보통이지만 간부들이나 그 가족들은 5,000원 이상 시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하면서 “시주 돈에 따라서 불공을 드리는 사람의 사회적 급수가 달라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큰 돈을 시주한 사람이 불공을 드릴 때는 주지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독경을해주지만 시주금액이 작으면 독경도 없이 혼자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차별화함으로써 큰 돈을 바치도록 유도한다는 게 주민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한편 평양 출신 탈북자 이 모씨는 “재정이 열악한 북한이 사찰문화재를 유지 보수하기 위한 예산확보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게 사찰에서 일반주민들의 불공을 허용하는 방안일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주민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지방사찰의 경우, 사찰이 심하게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내부 소식에 정통한 중국의 한 대북관측통은 “북한 사찰의 관리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주지들은 수도권(평양) 사찰의 경우 김일성 종합대학 종교학부 출신들 위주로 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방에 있는 절은 대부분 사범대학 역사학부 출신 중에서 입당을 시킨 후 본인의 희망이나 적성과 관계없이 사찰의 관리책임자로 배치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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