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트럼프 친서, 코로나19 국면서 북 관리 의도”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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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는 모습.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돌발적인 행위를 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데 그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혼란스러운 국면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발사체를 세 차례에 걸쳐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무력시위는 신형 코로나로 인한 감염병의 전세계적 확산세가 가속화된 3월에 연이어 이뤄졌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 즉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크게 번지는 상황을 선언한 이후인 20일에도 발사체를 쏘아 올렸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미북관계 개선 혹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의도라기 보다는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북한이 국제적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돌발 행위를 하지 않도록 자제시키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북한은 지난해부터 한미동맹이 방어하기 까다로운 미사일 등 발사체들을 개발, 시험 발사해왔다”며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신형 코로나 사태,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북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외교적 업적으로 내세운 북한 문제까지 발생하면 곤란합니다. 외교정책 부분에서 (향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입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인도적 문제에 대한 협력을 제안해 신뢰를 쌓으며 현재 북한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여지도 남겨놨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제안한 미북 간 방역협력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북한과 방역 협력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밝혔고 북한도 현재까지는 국제사회와의 방역 협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이 북한에 방역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제안을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원칙적인 입장만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실무선에서 대화가 이뤄질 겁니다. 이렇게 보면 방역 협력과 관련된 대화 시작의 여지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친서를 계기로 미북관계의 개선, 북한 비핵화 대화의 진전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북관계는 지난해 베트남, 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지난 22일 담화를 통해 미북 정상이 ‘특별하고도 굳건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미북, 두 나라는 여전히 대립적인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경섭 연구위원은 “미북은 하노이 회담 이후 평행선을 걷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북한과의 관계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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