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인권상황과 화폐위조 등 불법 행위문제에 대한 강경발언은 잇달아 내놓고 있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12일 북한의 군사 위협을 강조하면서 남북한 경제협력을 신중히 추진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의 버시바우 대사의 강성발언이 다음 달 열리게 될 6자회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버시바우 대사의 이 날 발언은 남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미정책포럼에서 행한 연설에서 나온 것입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이 남북한의 경제협력을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남한의 대북경제협력은 미국과의 조율이 필요하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진전과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00만 대군을 가진 군사 위협국인 것이 현실이며 남북경협을 통해 남한의 첨단기술이 북한 군사력 증강에 쓰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지난 10월 남한에 부임한 이후 북한의 인권문제와 불법행위 등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화폐위조와 마약밀매 등과 관련해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호칭해 큰 파문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북한 당국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북한 인권문제의 책임도 북한 정권에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며 백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을 굶어죽게 만드는 등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상황은 억압적인 북한 정권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Vershbow: Clearly, it's very repressive regime which has produced very poor quality of life for its people.
그는 최근 열린 서울 북한인권 국제대회에서도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길 원할 뿐이라면서 이제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행동할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같은 최근 일련의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북한 인권문제 제기에 소극적인 남한 정부의 태도와 대조를 이루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패트릭 크로닌 박사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버시바우 대사의 최근 대북 강경발언은 특별한 배경이 있어서가 아니라 부시 행정부가 계속 가지고 있던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Patrick Cronin: (It's) a signal at the moment the on going concern about the nature of regime in North Korea.
그는 부시 행정부가 출범 초부터 북한을 악의 축으로 호칭하는 등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그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같은 미국의 자세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또 북한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겠다는 방침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크로닌 박사는 미국 측의 이러한 발언들이 6자회담 진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atrick Cronin: I don't think it advances the 6-party talks.
그는 미국이 보다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해 6자회담에 임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최우선 순위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