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6자회담서 결과가 있어야, 다자안보체제 논의 가능”

미 육군 대학원 (US Army War College)의 앤드류 스코벨 (Andrew Scobell) 국가안보담당 교수는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6자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려면 향후 6자회담에서 어떤 합의나 결과가 나온 뒤라야 가능하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회견에 장명화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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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대학원 (US Army War College)의 앤드류 스코벨 (Andrew Scobell) 국가안보담당 교수 사진 -SSI, U.S. Army War College

최근 '북한의 전략적 의도'라는 논문에서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지도부의 태도와 의도에 대해 분석을 해주셨는데 쉽게 설명해주시죠.

북한지도부가 100% 확실하게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란 어렵습니다. 제 논문에서는 약 세 가지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북한 지도부는 단순히 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수수한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들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자주적인 북한을 지탱하기위한 강렬한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셋째는 북한지도부는 남한을 북한식으로 통일을 하기 위한 야심차고 매우 공격적인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제 결론은 북한의 고위층은 자신들이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북한체제를 회복시키고 (restore), 더 나아가 부흥시키려고 (revitalize) 굳게 결심하고 있으며, 또한 자신들의 의도가 관철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들의 야심이 긍정적이고, 평화적이고, 방어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이냐, 아니면,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이냐 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죠.

논문에서 지적하셨듯이, 북한은 매우 폐쇄적인 사회여서 그 의중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잖습니까?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은 북한측 의도를 더욱 더 탐색해보는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탐색노력입니다.

지난달 초에 약 13일간에 걸쳐 1단계 6자회담을 가진 게 그 구체적인 예입니다. 바로 이런 노력이야말로 북한 지도부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더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최근 남한 통일부는 앞으로 6자회담을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북한도 지난 30일 정전협정체제를 평화보장체제로 바꾸는 것이 핵문제를 포함한 북한과 미국사이의 모든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근본문제라고 주장했는데, 현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어떻게 봅니까?

그렇게 된다면 매우 긍정적인 방향이 되겠죠. 그리고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방안입니다. 그렇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우리라고 봅니다. 아마도 현재의 6자회담이 확대되서 지역 국가들간의 조직체가 되거나, 아니면 대화틀로 전환되리라고 봅니다. 이미 몇몇 관련국들도 이런 구상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다자 안보협력체제나 평화보장체제가 실현되기 전에, 앞으로 6자회담에서 어떤 결과나 성과가 도출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최근 6자회담에서 초점이 된 원칙선언문 (Statement of Principles)인데요, 이같은 합의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 미국과 북한사이에 신뢰가 생길 수 있고 6자회담을 넘어선 평화체제 논의가 가능한 것입니다.

장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