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난민문제에 대한 의지 보이려면, 미국 300-500명 탈북자 수용해야

미국의 30여개 종교, 인권, 연구단체 대표들은 20일 동북아시아 판 ‘헬싱키 협상’ 추진구상을 적극 지지하는 등,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한 18개 항의 원칙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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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왼쪽부터 리차드 랜드 (Richard Land) 남부 침례교 윤리신앙과 자유위원회 회장, 리처드 사이직 (Richard Cizik) 미국 전국복음주의협회 부회장,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Michael Horowitz), 사회정책연구소의 모튼 핼퍼린 (Morton H. Halperin) 사무총장 - RFA PHOTO/장명화

이날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지난달 탈북자 6명이 미국에 사상처음으로 난민자격을 인정받아 들어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 주선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내 30여개 종교, 인권, 연구단체 대표들이 전날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 제안한 헬싱키 협약 방식에 따른 대북 인권 접근 방안에 지지 입장을 표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한 18개항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헬싱키 협약’은 지난 1975년 미국과 옛 소련, 유럽국가 35개국이 헬싱키에서 체결한 협약으로, 서방측이 동구권 국가들의 주권과 안보를 존중하는 대신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이 자국민들의 인권을 보장하도록 한 것을 말합니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열린 사회정책연구소 (Open Society Policy Center)의 모튼 핼퍼린 사무총장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 내에서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있는 대북 정책대안들에 불만을 표하면서, 특히 미국의 대북 무력사용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Morton H. Halperin: And we reject the use of military force in this circumstance.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지난 2004년에 발효된 북한인권법과 헬싱키 협약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orton H. Halperin: We also believe affirmatively that US policy toward North Korea should reflect the Human Rights Act/Helsinki model.

이러한 정책추구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와 북한의 무기개발을 막기 위해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온건파의 양극단에서 제 3의 길 (third way)의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미국은 북한주민들의 보건과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조건적인 인도지원을 시작할 것을 건의하고 있습니다. 북한아동을 위한 광범위한 예방접종 사업이라던가, 북한의 병원들이나 수도, 정화시설의 수리와 건설사업 등 구체적 사업까지 명시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에너지 분야에 제한적 혜택을 주는 방안도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도적 지원이나 에너지 지원 외에, 북한에 상당한 지원을 제공할 때는 반드시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되는 것과 연계시켜야 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성명서는 또 남한이 해마다 받아들이는 탈북자들의 수를 대폭 늘리고, 남한이 주변국들에게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성명서는 이어 미국이 다른 나라가 탈북자들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기에 앞서, 미국 스스로가 상당한 (significant) 수의 탈북자들을 받아들이는 모범을 보이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회견장에 연사로 참석한 리처드 사이직 미국 전국복음주의협회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 부회장은 미국이 300명에서 500여명의 탈북자를 수용할 경우라야,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실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ichard Cizik: If 300 to 500 refugees from North Korea were to be admitted to the United States, this would be a powerful signal to the world about our commitment to human rights.

한편, 이날 발표된 성명서는 남부 침례교의 윤리신앙과 자유위원회 회장으로 있는 리처드 랜드씨,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 미국 내 한인 기독교 민간단체인 KCC, 즉 한인교회연합의 대표인 손인식 목사, 프리덤 하우스의 제니퍼 윈저 사무총장 등 30명이 서명했습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