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억 천주교인을 통치하는 천주교의 사령탑인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한국가톨릭교회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임명받았습니다. 교인 수 450만 명의 남한 천주교는 이로 인해 아시아 천주교의 중심지로 거듭났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 추기경 임명에 교황의 공산국가 선교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북한과 중국선교에 대한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장균 기자와 함께 관련 내용을 알아봅니다.
22일 남한에서 두 번째 추기경 임명 소식이 전해진 22일 분위기부터 전해 주시죠?
한국가톨릭 2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두 명의 복수 추기경 시대가 열린 날이 었는데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2일 남한의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주교를 포함해 전 세계 성직자 15명을 새 추기경으로 임명했습니다. 우선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정 주교 추기경 임명 발표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조규만 사무총장의 발표를 들어보죠.
베네딕토 16세 : 니콜라스 정진석 서울 코리아 조규만 사무총장 : 교황께서 서울대교구장 서리인 정진석 대주교님을 추기경에 임명하셨습니다.
22일 교황청 임명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정진석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명동성당 주교관 앞마당에서 인사말을 했습니다만 정 추기경은 자신의 추기경 임명과 관련해 국민들과 정부의 노력에 대해 감사하면서 세계속에서 남한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참작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진석 추기경 : 추기경으로 선택 받은 것은 제 자신의 어떤 점 때문이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자리, 또 한국 천주교회가 세계천주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 이런 것도 크게 참작이 되었을 줄로 믿습니다.
과연 이 추기경이 어떤 자리이길래 이처럼 큰 뉴스로 비중있게 다뤄지는지 궁금한데요?
쉽게 말해 추기경은 가톨릭교계 그러니까 천주교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성직자 자리입니다. 전 세계 12억 명이 속해있는 천주교회 운영에 있어 교황의 가장 주요한 측근 협조자로 교황을 보필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교황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15일 이내에 전 추기경들이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게 됩니다만 현재는 80세 이상은 제외됩니다. 그러나 정 추기경은 75세로 앞으로 5년 이내에 현재 교황 유고시 교황선출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번 정진석 주교의 추기경 임명에 대해 교황청에서의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 공산국가에 대한 선교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날 저녁 정진석 추기경과 함께 축하의 인사말을 했던 김수환 추기경도 언급했지만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과 함께 평양교수장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또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에 취임할 때도 북한 선교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었습니다. 현재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분단국가인 독일 출신으로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 등 공산권에 대한 선교에 한국 천주교가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천주교 실태는 어떤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북한의 네 개 관제 종교단체가운데 하나로 88년에 만들어진 조선 천주교인 협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평양에 있는 장충성당이 유일한 성당으로 88년 9월 건립됐고 같은 해 10월1일 로마교황청의 장익 신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미사가 열렸습니다. 신부와 수녀는 없고 신도 대표 2명이 미사를 인도하고 있고 매주 미사 때에는 60명에서 70명 정도의 신도가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천주교는 해방 당시에는 평양, 함흥, 덕원교구 등 3개의 교구와 60개의 성당, 수도원 등이 있었고 신도수는 50만 명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정확하게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북한은 1970 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천주교인 숫자를 8백명 정도라고 밝혔고 95년도에는 3천명 정도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교황청은 아직 북한지역 교구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조선천주교인협회를 천주교 신도회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장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