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구호복구사업 제안서: 식량분배 감시 분기별로, 식품가공공장 10개만 운영

WFP, 즉 세계식량계획은 오는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약 7천100만 달러의 식량지원을 포함한 총 1억 2백만달러 규모의 지원을 골자로 하는 대북 구호복구사업 제안서를 마련했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이 입수한 이 제안서에 따르면, 식량 분배에 대한 감시는 크게 줄어들며, 지난해까지 운영하던 19개의 식품공장은 10개만 운영하게 됩니다. 자세한 소식 장명화기자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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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남도 평원시에서 여성들이 식량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AFP PHOTO/HO/WORLD FOOD PROGRAMME/Gerald BOURKE

세계식량계획이 제출할 대북 구호복구사업 제안서의 주요내용을 소개해주시죠.

이 구호복구사업 제안서는 이달 초 세계집행이사회 회원국에 미리 배포됐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이사회 정기회의의 마지막날인 23일에 정식으로 제출되는데요. 올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미화로 약 1억 2백만 달러 규모의 구호복구활동을 펼치는 것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일 년에 7만 5천 톤씩, 모두 15만 톤의 식량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식량지원의 규모는 대략 7천 백만달러 정도 됩니다. 이 식량지원으로 약 190만명의 북한주민이 혜택을 보게됩니다. 이밖에 모자 건강 사업, 지방 식량생산, 학교급식을 통한 교육개발 사업, 일을 하고 난 후 그 대가로 식량을 지원받는 취로사업 등이 포함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에 인도적 지원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서 개발구호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요, 이 소위 ‘구호복구사업’은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구호복구사업’은 긴급구호 단계이후의 재건 복구사업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긴급구호와 개발원조의 중간단계사업입니다. 긴급구호는 북한의 식량난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제공하는 원조인데 반해, 개발원조는 빈곤해소 단계의 지원활동을 의미하죠. 이번 제안서에도 대북 ‘구호복구사업’은 북한정부의 복구전략을 위한 과도기적 지원(transitional assistance)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장기적 식량안보를 돕는다고 명시돼있습니다.

이런 지원의 일환으로,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북한 내 19개의 식품가공공장 중 10개는 다시 문을 열게 됩니다. 왜냐면, 이 공장은 일해서 돈을 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단순한 긴급구호성 지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한정부는 그동안 세계식량계획의 식량배분 감시활동이 지나치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는데요, 앞으로 이 부분은 어떻게 처리하겠다고 제안했습니까?

제안서에 따르면 향후 식량배분 감시활동은 월별이 아니라 분기별(quarterly)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매달 300-400회의 현장방문을 통해 북한 전체인구의 약 87%에 대한 식량배급을 감시해왔습니다. 분기별로 하면 일년에 4번 하기 때문에 종전보다는 상당히 줄어드는 셈이죠.

제안서에는 평양 상주요원 수가 줄어듦에 따라 대북사업 운영은 북한직원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만 써있는데요, 세계식량계획의 리처드 레이건 평양사무소장은 22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감시요원은 종전 30명 이상에서 1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계식량계획은 대신 평양 사무소외에 동쪽에 2개의 지부와 서쪽에 1개의 지부를 운영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제안서에 대한 북한측과 이사회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레이건 사무소장은 북한관리들이 이 제안서 내용을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안서는 예를 들어 평양이외의 지부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북한당국이 반대하고 있다고 시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이사회의 36개국 가운데 일부는 이 제안서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지만, 몇몇 나라에서는 지원된 식량의 감시 장치가 충분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안서에서도 이런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 북한당국이 식량을 지원받는 지역에 접근하지 못하게 할 경우, 식량지원을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승인될 경우 세계식량계획은 이 제안서를 바탕으로 북한당국과 다시 최종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장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