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아이스하키, 즉 빙상호케이 남북 단일팀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이번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일부 선수들이 배제되는 일이 벌어진 만큼 단일팀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남북 당국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회복에 힘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현장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여자 빙상호케이 남북 단일팀은 지난 14일 일본전을 끝으로 예선전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단일팀 한국 선수들의 가족들은 경기 때마다 함께 모여 응원했습니다. 이들은 딸의 동료 선수들도 친딸처럼 아꼈습니다.
이은영 (선수 어머니): 울컥했었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골은 못 넣었는데 너무 열심히 뛰어줬어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이 3연패를 당하면서 선수들이 의기소침해질 법하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첫 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부모들 또한 “졌지만 잘했다”며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을 격려했습니다. 경기장에서 만난 관중들도 “단일팀 구성만으로 이미 선수들이 큰 찬사를 받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관람객: 오늘 너무 희망차고 아주 가슴 벅찬 하루입니다.
기자: 오늘도 남북 단일팀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도 계속 응원하실 거죠?
관람객: 당연하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파이팅~!!
이와 달리 남북 당국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평화’만을 강조해 단일팀 선수들의 희생을 강요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관중들도 있었습니다.
단일팀 한국 선수의 어머니라고 밝힌 이진선(가명) 씨는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론이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 성과만을 다루고 있다”며 “북한 선수단의 참가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딸의 동료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날도 남북 단일팀인 코리아가 스웨덴, 즉 스웨리예에 8대 0으로 완패했습니다.
이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만 바라보고 훈련했던 선수들이 남북 단일팀으로 인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을 때 받은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언론도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진선 (선수 어머니): 지금 출전 못 하는 선수들이 있어서 무척 안타깝습니다. 아쉬운 것은 (단일팀이)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선수 친구들도 “단일팀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며 “남북 당국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단일팀은 기존 한국 선수단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더해져 만들어졌습니다. 북한 선수가 시합에 3명 이상 뛰는 것도 올림픽 개막 보름 정도 남긴 상황에서 결정됐습니다.
갑작스런 남북 합의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오는 18일 열리는 순위 결정전에서는 또 어떤 눈물과 감동을 선사할지 전 세계인의 이목이 남북 단일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