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배우며] 남북의 ‘3D업종’

3D 업종에는 오직 힘없는 노동자, 농민들의 자식들만 동원되는 북한은 노동자의 낙원?

세상에 수천 수만 가지의 직업이 있습니다. 이 방송을 듣는 여러분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계신가요? 아직 학생이라면 어떤 직업을 갖길 원하세요..?

모두들 아마, 일은 쉽고 돈은 많이 받는 직업이 있다면 그 일을 하고 싶다고 할 텐데요.. 글쎄요..세상에 그런 직업이 있을까요?

별의 별 직업이 다 있고 새로운 직종도 속속 등장하는 남쪽엔 노임를 준다 해도 사람들이 피하는 직업이 있습니다. 이런 걸 3D 업종이라고 하는데요..

<일하며 배우며> 이 시간에 이 3D 업종에 대해 탈북자 김태산씨가 얘기해 드립니다.

이 세상엔 수천수만 가지 종류의 직업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남한에 와보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3D 업종'이라는 게 있더군요..

내용을 본다면 영어로 어렵다는 뜻의 difficult, 어려운 직업, 더럽다는 뜻의 dirty, 더러운 일을 맡아하는 직업, 위험하다는 뜻의 dangerous, 즉 위험한 직업, 이렇게 모두 알파벳 D로 시작하는 세 가지 종류의 직업을 이르는 말입니다.

보시다 시피 이 세 가지 직업들은 기계와 기술의 도움이 없이 순수 인간의 힘으로 , 생명의 위험이 따르거나 평상시에는 가까이 하기도 싫은 더러운 것들을 다루어야 하는 직업들이며 따라서 사람들이 제일하기 싫어하는 직업들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물론 기술이 발전돼 모든 작업들이 기계화 자동화된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아직도 건설공사 현장이나 환경 미화 부문 등에는 구석구석 사람들의 손이 필요한 곳들이 많습니다.

하기는 그 덕분에 아무런 기술도 배우지 못했거나, 대학을 졸업 하고도 당장 알맞은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임시로 이런 3D 업종들을 찾아서 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신, 이 3D 업종은 기술부문의 직종과는 대비도 안 되게 노임이 적습니다. 이 남한 사회에서는 기술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3D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해서 창조한 생산물의 양이 기술을 가진 사람이 사무실이나 기계 앞에 앉아서 하루에 창조한 생산물의 양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차례지는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나 다 대학에 가려고 하며 기술을 배우려고 피타는 노력을 합니다. 북한에서 온 탈북자들도 남한에 처음 도착해 별 기술이 없으면 처음엔 이 3d 업종들에서 일을 많이 합니다.

그러다가 대학에도 가고 또 직업교육학교들에 가서 꾸준히 기술을 배워서 자격증도 받고 사회를 좀 익히면 개인 사업들을 시작하거나 기업들에서 기술 인력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간단한 례로 제가 아는 한 친구는 이 남한 땅에 와서 한 1년 동안은 강원도의 수해복구 현장에 가서 힘들게 돌을 쌓으며 작업을 하더니 그만두고는 6개월 동안을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 친구가 직업 교육기관에 가서 배운 것은 포크레인, 북한으로 하면 까또와 불도젤 등 건설기계운전 기술입니다.

이 친구는 학원을 졸업하고 기술 자격증을 받은 뒤, 강원도의 수해복구 현장에 돌아갔는데 예전처럼 돌을 쌓는 일이 아닌, 까또 운전을 하며 노임도 그전의 2-3배 이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까또 기계를 하나 사서 자기의 기계를 가지고 더 많은 돈을 벌겠다고 합니다. 참 보기 좋은 일입니다.

북쪽에도 이 남한의 3D 업종과 같은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남한에서는 노동자들의 일인당 하루 생산 양에 비해 인건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모든 3D 업종들의 각 부문들에 날을 따라 다르게 기계화 자동화가 진행되어 갑니다.

북한에서는 <노동은 공민의신성한 의무이다>, 또 <노동은 노래라네 기쁨이 라네> 하고 선전하면서 그 3D 업종을 오히려 사람들 속에서 장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북쪽의 정부에서도 <힘든 노동에서 해방하자>라는 구호를 들고 기계화 자동화를 하자고는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부문과 공정들의 기술개조를 하는 데는 국가가 막대한 자금을 지출해야 하지만 북한 정부가 거의 공짜로 동원할 수 있는 노동자, 농민들을 두고 돈을 들여 절실하게 기술 개건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간부들의 자식들은 모두 힘들지 않은 곳으로 가고 이 어렵고 힘든 3D 업종에는 오직 힘없는 노동자 농민들의 자식들만이 본인들의 적성과 요구는 완전히 무시당하고 일생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 남북한의 직업의 차이점이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