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전원회의 김정은 연설 내용도, 대미 메시지도 안 밝힌 이유

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알아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이승재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RFA 기자 이승재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었죠. 하지만 전원회의 논의 내용의 많은 부분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이승재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노동당 제 8기 제 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상반기 결산과 함께 하반기 정책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에서 올해 상반기에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국방 등 각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와 각급 당 조직들의 사업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중요 연설’도 했다고 보도했지만, 연설 전문이나 요약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미국이나 남한을 향한 메시지나 당 차원의 논의 내용도 전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전원회의에서 전해진 주요 내용 먼저 정리해볼까요?

이승재 기자: 네. 일단 회의에선 상반기 각 분야의 성과 보고 및 하반기 계획에 대한 논의와 함께 9차 당대회 개최에 대한 결정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해방 80돌과 10월 10일에 있을 창건일 80돌 경축사업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고 하고요. 또 노동신문은 “우리 국가경제의 전면적 부흥 장성을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담보하는 데서 선행관의 위치에 있는 인민경제 주요 공업 부문들의 활성화와 현대화를 획기적으로 다그치기 위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즉 경제문제가 논의됐다는 뜻이겠지만 북한 정권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달 있었던 신형 구축함의 좌초 사고 책임을 묻는 작업도 이번 전원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지만, 관련 내용 역시 보도되진 않았습니다. 한편 외교 또는 대외 관계 내용도 특별한 발표가 없었는데요. 한국의 통일부 당국자는 이러한 북한의 자세한 내용 없는 보도에 대해 “구축함 사고의 결함 과오는 서둘러 덮고 향후 10월 당 창건 80주년과 이후 9차 대회 양대 행사로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조선노동당 제8기 제12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진행되었다.
북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서 제9차 당대회 소집 결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조선노동당 제8기 제12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진행되었다. (연합)

전원회의 김정은 연설 내용, 대미 메시지 안 밝힌 이유

진행자: 사실 이번 전원회의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나 최근 이재명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대미, 대남 등 북한의 대외노선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이 쏠렸는데, 관련 내용을 전하지 않았죠.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이승재 기자: 노동신문은 이날 발행한 신문 6면 중 2면에 전원회의 관련 보도를 실었는데, 상반기 결산 전원회의 보도로는 2021년 이후 가장 적은 분량입니다. 그만큼 전하지 않은 내용이 많다는 얘기인데요. 한국 정부를 비롯해서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분석하는 현재의 상황은 북한이 신중하게 국제 정세를 관망하고 있다는 겁니다.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박사는 “북한도 미국의 제1 핵 협상 국가가 이란인 것을 잘 안다”며 “그동안 이란과 대화를 요구하던 상황에서 대규모 공격으로 타격을 입은 이란을 볼 때 북한 입장에서는 당황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또 김 박사는 “현재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통해 좀더 군사, 경제적 원조를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그쪽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는데요. 대북전단 살포를 통제하겠다거나 지난해부터 가동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는 남한 측의 제스처에 대해서 여러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행된 ‘두 국가 정책’에 따라 민족 통일의 개념을 서서히 지우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새 정부의 유화책에 바로 반응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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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그렇군요. 이번 전원회의에서 9차 당대회 소집 결정이 이뤄졌죠. 북한 주민들은 이 당대회 날짜가 언제가 될 지 관심이 크다는 소식, 저희 RFA에서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정확한 날짜가 나오진 않았죠?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개최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개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조선노동당 제8기 제12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진행되었다. (연합)

당 대회 소집 결정, 주민들 바빠질 일만 남아

이승재 기자: 네. 정확한 날짜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북한은 보통 당 대회 소집일을 6개월 전에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민들은 ‘지금이 6월이니까 12월 쯤에 당 대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6월 13일에 RFA에선 북한 주민들의 근래 최대 관심사가 9차 당대회라는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요. 이 날짜가 북한 주민들 입장에선 굉장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RFA 안창규 기자는 “일단 당 대회가 북한의 그 어떤 행사보다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행사이기 때문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간부와 주민 입장, 이렇게 나눠서 그 세부적인 이유를 전했는데요.

간부 입장에선 이 당 대회에 내가 참석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최대 관심사라고 합니다. 참석 여부에 따라서 앞으로의 지위나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참석 명부가 정해질 때까지 본인 나름대로 갖은 방법을 동원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고요. 일반 주민들 입장에선 당 대회 전에 ‘충성의 선물’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해야 할 전투를 마쳐야 한다는데요. 충성의 선물이란 바로 국가 계획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안 기자는 “이것 때문에 주민들이 들볶인다”고 전했는데요. 얼마나 계획을 잘 마쳤는지 당대회에서 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건설이나 생산, 농업 부문에서 당대회 전까지 꼭 해내야만 하는 성과가 있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개인 일정을 뒤로 미뤄야 하는 일도 잦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식이 당대회랑 겹치면 계속 들볶이게 되고 일정에도 차질을 빚겠죠. 이런 다양한 이유로 주민들의 관심이 총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이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