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 지연 예상


2005.08.28

베이징에서 이번 주에 열리기로 예정됐던 2단계 6자회담이 북한측의 거부로 열리지 않을 것 같다는 소식입니다.

6자회담이 예정대로 이번 주에 열릴 것처럼 말이 오갔었는데요?

이번 주에 열리지 못한다는 소식은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태국 외무장관한테 처음 나왔습니다. ‘칸타티 수파몽콘’ 장관은 28일 북한 백남순 외무상 하고 회담을 한 뒤에 기자들에게 ‘이번 주에 회담이 재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칸타티’ 장관은 ‘북한은 회담 당사국들 간의 신뢰와 믿음이 부족해 8월 29일 시작되는 주에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는 ‘회담 재개 시기는 9월 중순이나 말쯤해서 열릴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주에 2단계 회담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지난 7일 6자회담이 열 사흘간 열리고 휴회할 때 북한을 포함한 모든 당사국들이 확인한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3주 휴회동안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서 휴회가 끝나면 회담에 다시 돌아가 진지하게 핵문제 타결을 위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까지 말했었습니다.

북한측이 회담 재개시기 약속을 깨트린 이유가 ‘당사국들간의 신뢰와 믿음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밝혔는데요, 그런 두루뭉술한 이유말고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칸타티’ 태국 외무장관 말에 따르면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이 이번주 회담에 참여할수 없다는 속마음을 말하기는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것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외신들이 전하는 내용을 보면 지난주부터 미군과 한국군이 남한에서 벌이고 있는 ‘을지 포커스 렌즈’ 연례 군사 훈련이 그 한 가지 이유가 된 것 같다고 합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9월 2일까지 계속될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분개해서 6자회담을 지연시키게 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또 남한 연합뉴스는 합동 훈련 이외에도 미국이 지난 19일 북한인권 특사를 임명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지난주 24일 외무성 대변인을 내세워 ‘을지 포커스 렌즈’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미국의 신의없는 처사’라면서 ‘대화 와 대결은 양립될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27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이 대북인권 특사를 임명한 것은 6자회담 앞길에 돌개바람을 몰아오는 매우 상서럽지 못한 행동’이라면서 ‘미국이 계속해서 이따위 식으로 나오면 우리는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미합동 군사훈련이야 매년 하는 것이고,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임명 역시 작년 10월에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올 4월경에 임명됐었어야 하는 사안인 것을 북한측이 모를 리 없는 만큼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늘 일본 산케이 신문이 보도한 관련 소식에서는 북한이 9월 5일 이후에 6자회담에 돌아오게 될 것 같다고 전망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오히려 산케이 신문의 보도 내용이 북한이 6자회담 재개 시점을 지연한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하원의 중견의원 두 사람이 이번 주 중에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 메시지를 전달받고 나서야 북한은 6자회담 재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산케이 신문의 소식통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두 의원은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짐리치 아태소 위원회 위원장하고 톰 랜토스 의원인데요. 두 사람 모두 북한문제에 있어서는 굉장히 영향력이 많은 의원들입니다. 이 신문은 또 이 두 의원이 금주 말까지는 평양에 도착하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9월 2일까지란 말입니다. 부시 대통령 메시지는 북한 핵문제를 풀도록 북측에 촉구하는 것이라는데요, 이걸 받아보고서 회담에 나서기로 결정한다면 그 다음 주가 시작되는 9월 5일 이후가 되지 않겠냐는 얘깁니다. 여하튼 외신들이 전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당초 예정된 대로 이번 주에 6자회담이 속개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수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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