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제품 생산을 계기로 본 개성공단의 현실과 미래

15일 개성공단에서는 남북 인사들과 근로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시제품 생산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남북합작으로 생산된 주방기구가 이날 남한 백화점에서는 첫 선을 보여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제품이 생산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남북화해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사업의 앞날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조심스런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아카데미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개성공단에서의 첫 제품생산이 남북화해와 경제협력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여러 가지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에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직은 가격경쟁력이라든지 여러 가지 현재의 사회간접자본부분이라든지 또 인프라 부분이 미흡한 이런 상황에서 또 풀어야할 과제도 많구요, 이와 관련해서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김규철 대표는 개성공단개발의 문제점으로 충분치 못한 현지의 통신, 전력, 통행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번 리빙아트처럼 주방기구를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는 자가발전으로 가능하다지만 앞으로 준공된 반도체 공장 등은 전력공급이 충분히 못할 경우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8일 준공예정인 에스제이테크의 반도체 부품이라든지 하는 생산은 전력공급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자가발전으로는 생산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남북이 실무협의를 통해 전력공급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예정된 내년 1월말 공급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특히 통신부분에 있어 앞으로 어려움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 개성공단에 현대아산과 토지개발공사 사무소의 전화회선이 2회선 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굉장히 불편하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 100만평 규모의 개성공단에 300여개의 기업체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 생각이 됩니다."

김규철 대표는 또 북측이 개성공단 진전속도가 느리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 대해 그동안 북한스스로의 소극적인 자세에도 책임이 있다며 개성공단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 입장에서는 항상 개성공단 진전에 대한 속도가 느리지 않느냐 이렇게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또 북측이 소극적인 자세로 응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또 판단이 되구요, 어디까지나 상생의 개성공단이기 때문에 남과 북이 서로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개성공단은 북핵문제 등으로 경색국면에 있는 남북관계에서 그 상징성이 상당히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개성공단 자체가 갖는 남북한 교류의 상징성은 대단히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이 북핵문제 또는 남북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그래도 지속적으로 경제교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동용승 팀장은 북한은 남한을 효과적인 경제교류 대상으로 여기고 있어 정치와는 별도로 남한과의 경제협력유지는 계속 지켜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치적 측면을 항상 강조하는 북쪽의 입장에서는 별도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경우는.”

동 팀장은 그러나 북한이 핵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경제교류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의지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상황은 북쪽이 이른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라든지 여러 가지 상황을 풀어내지 못할 경우에는 경제교류자체도 지금 단계에서 더 발전해 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리를 해보면 사실상 북한의 국제정치적인 그런 위상의 변화가 있어야지 개성공단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이장균기자